땅집고

분양가보다 10억 뛴 23억 광진구 아파트…상가는 공실 텅텅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4.09.01 07:30
[땅집고] 서울 광진구 자양4동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 '롯데캐슬리버파크시그니처' 아파트 상가에 걸려 있는 임대 관련 현수막. /강태민 기자


[땅집고] 서울 광진구 자양동 대로변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 1층 상가에 임대 문의 현수막이 줄줄이 붙어있습니다. 지난해 7월 입주한 총 878가구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입니다. 아파트 상가 총 64개 호실입니다. 3면에 걸쳐 나눠져 있는데요.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권으로 꼽히는 성수동으로 넘어가는 대로변 상가만 임차인을 들였고 다른 곳은 모두 텅 비어 있습니다.

이 아파트 상가는 서울숲과 성수동에 급증하는 유동인구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오히려 아파트 거주자 소비여력마저 성수동까지 뺏겼습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입주민들이 성수동으로 가거나 차를 타고 아예 외부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아파트 인근엔 노후주택가가 대부분이고, 갈 만한 식당이나 카페가 없다는 평가입니다.

[땅집고] 서울 광진구 자양4동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 '롯데캐슬리버파크시그니처' 아파트 1층 상가가 텅텅 비어 있다. /강태민 기자


■ 20평대 분양가 8억→18억 치솟을 때 상가는 ‘찬밥’

아파트가 분양가보다 10억원 가까이 오르는 사이, 상가는 찬밥신세가 됐습니다. 이 아파트 전용 59㎡ 분양가 8억후반대였는데, 15억5000만원까지 거래됐습니다. 매매 호가는 18억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용 84㎡는 23억원 선에 나와있습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L부동산 대표는 “단지와 뒤편 시장 사이의 길이 성수동 연무장길과 이어져서 유동인구가 있고 입지는 우수한 편”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스쳐 갈 뿐, 목적지는 한강 공원”이라고 했다. 이어 “주변이 노후주택가라서 ‘여기에 가게를 냈다간 망하겠구나’라는 시각이 좀 있다”며 “경기 침체로 인해 홍대나 다른 상권이 다 어려움을 겪듯이 이곳도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땅집고] 서울 광진구 자양4동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자양 호반 써밋' 2개 단지. '자양 호반 써밋'과 건대입구역 사이에는 오피스텔 '더라움펜트하우스' '건대입구역 자이엘라'가 들어서면서 상가 공급이 더욱 늘었다. /임금진 기자


이곳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인 ‘자양호반써밋’ 상가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2호선과 7호선이 지나는 더블역세권 입지에도 불구하고, 대로변 뒤쪽의 상가들은 한복집과 조합 사무실을 제외하면 비어있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전용 84㎡를 기준으로 분양 당시보다 5억원 가까이 오르는 사이, 상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 자양호반써밋 상가 전용 21㎡ 분양가는 5억5000만원입니다. 분양가보다 1억원 떨어진 4억5000만원에 나와있지만 한 달 가까이(24/8/2등록) 새 주인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땅집고] 서울 광진구 자양4동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 '자양 호반 써밋' 아파트 전경. /강태민 기자


■ 자영업자 무덤이라는 신축 아파트 상가, 자양동도 공급 폭탄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워낙 높아서 ‘자영업자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상권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인데요. 여기에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도심 한복판 아파트 상가 역시 공실 천국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임차인 찾기 더욱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자양호반써밋과 건대입구역 사이에 들어선 건대입구역 자이엘라, 더라움펜트하우스 오피스텔에도 상가가 들어서 공급량은 더 증가했습니다.

역과 가장 가까운 건대입구역 자이엘라 상가는 공실이 더 많습니다. 자양호반써밋보다 두 배 높은 가격에 분양해서 임차인 찾기가 어렵습니다. 더라움펜트하우스의 경우 메디컬센터를 갖추고 있지만, 영업하는 곳은 1곳 뿐입니다. 높은 분양가로 인해 더블역세권 신축 아파트 상가 줄줄이 공실천국 됐습니다. 3.3㎡(1평) 당 분양가는 1억원을 훌쩍 뛰어 넘습니다.

[땅집고] 서울 광진구 자양4동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 '자양 호반 써밋' 아파트 1층 상가가 공실이다. 상가에 임대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강태민 기자


서울 광진구 자양3동 R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건대입구역부터 자이엘라와 라움, 호반써밋까지 상권이 연결되는 구조라서 역 인근 상가부터 임차인을 들이는 게 중요한데, 상가 분양가가 워낙 비싸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어 “자이엘라 1층 상가 8평 분양가가 약 13억으로, 호반써밋의 2배 수준”이라며 “계약자를 찾지 못한 시행사가 2개 호실, 총 15평을 30억원에 사들여서 편의점을 냈다”고 했습니다.

자양호반써밋 상가 임대료는 250m 떨어진 건대입구 초역세권 상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세입자가 없습니다. 자양호반써밋아파트 1층 전용 21㎡ 상가 월세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80만원입니다. 건대입구역 6번출구 인근 전용 25㎡ 1층 월세 시세인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50만원보다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상가 임차인을 찾기 위해 임대료를 낮추는 것도 어렵습니다. 상가 분양자가 대출 이자보다 적은 월세를 받기가 어렵고, 한번 낮춘 월세는 다시 올리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땅집고] 서울 광진구 자양4동과 자양3동 사이에는 강남구 청담동으로 이어지는 청담대교 고가 도로가 위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 두 지역 상권은 단절된 상태다. /강태민 기자


■ 호반써밋 상권, 학교·병원·백화점 상권과 고가로 단절

건대입구 일대를 가로지르는 고가도로도 아파트 상가 공실 해소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호반써밋 아파트가 위치한 자양 4동과 이마트와 롯데백화점, 스타시티 아파트가 위치한 자양 3동 사이에는 고가도로가 있습니다. 자양3동은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지만, 자양4동을 가기 위해 고가도로 너머로 이동해야해 상권이 연속성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통상 새 아파트 상가의 공실이 완전히 해소하는데 수년이 걸립니다. 거주인구 수만명에 달하는 헬리오시티 아파트 상가마저 공실대란이 벌어졌을 정도로 아파트 상가 공실은 해소하기 어렵습니다.

건대입구 인근 아파트·오피스텔 상권의 경우 인근에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활성화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옵니다./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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