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월간주택통계 보도자료서
5·10년 주택 인허가 평균 실적 쏙 빼
공급 감소한 작년 수치만 공개
올해 공급 급증한 것처럼 착시 유도
업계선 “국민 눈속임·우롱 행위” 비판

[땅집고] 국토교통부가 매달 말 인허가·착공·준공 등 주택공급실적을 발표하는 ‘월간 주택통계 조사’에서 통상 함께 발표하던 주택건설 실적 5·10년 평균 수치가 지난 3월 통계분부터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 공급 부족 논란이 불거지자 인허가 물량이 많았던 지난 5년·10년 통계를 제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국토부는 2014년부터 주택공급실적 통계를 전산화해 월간 통계를 매달 말에 제공한다.

통상 월별 주택 공급 실적은 기간별로 ▲전달 ▲작년 같은달 ▲작년 같은 기간 월별 누계로 제공하고 이와함께 ▲5년간 평균 공급 실적 ▲10년간 평균 공급 실적까지 비교하는 통계 표를 작성해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3월주택 통계발표부터(발표시점 4월 30일) 5년, 10년 평균 물량 수치가 보도자료에서 사라졌다.

주택 인허가 물량은 2~3년 후 주택 공급 선행 지표로 장기적인 추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난 5년치 인허가 평균 실적, 10년치 평균 실적 비교표가 슬그머니 사라지면서 통계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총 2만181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9707가구)보다 10.7% 증가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특히 작년부터 크게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에 작년 물량과 비교하면 오히려 올해는 증가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작년 1월부터 7월까지 누적물량과만 비교해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다. 작년 1~7월까지는 22만2515가구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같은기간 1만71677가구로 22.8% 감소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이 정도 수치까지만 나온다.

통계청 홈페이지에서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주택건설실적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5년, 10년치 누적 통계 자료가 나오는데, 주택 공급 감소폭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지난 5년간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인허가 평균 물량은 25만5784가구다. 올해 같은기간(17만1677가구)과 비교하면 올해 인허가 실적은 5년 평균 대비 33% 감소했다.

지난 10년간 1~7월 인허가 물량 평균치는 29만9883가구로 올해 실적은 이와 비교할 때 42.7%나 쪼그라들었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는 주택 가격이 실제보다 오르지 않은 것처럼 부동산 등 국가 통계를 조작한 혐의로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11명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국민에게 공개되는 보도자료에 중요한 지표를 삭제해 발표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실적이 줄어든 작년치와 비교해 인허가 물량이 늘었다고 하는 식의 설명도 사실상 통계 조작에 가까우며 주택 공급을 기다리는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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