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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반전세·월세화 심화할 것"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8.25 07:30

[땅집고] 최근 신한은행이 내부 회의를 거쳐 지금까지 허용했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26일부터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실수요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아파트 모습. /땅집고DB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이란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주택 처분 등의 조건들이 붙은 대출이다. 최근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 등 투기성 대출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선제 대응한 것이란 설명이다.

오는 10월이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확실시 되고 있고, 이에 대한 기대감에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시중 은행까지 번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갭투자가 차단되면서 전세 공급이 더 줄어 주택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갭투자 사전 차단한다”…신한은행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중단

앞으로 신한은행에서는 대출 실행일에 임대인(매수자)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조건의 전세대출이 중단된다. 또 대출 실행일에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조건이 붙는 전세대출 등의 취급도 중단된다.

이 같은 조건이 붙는다는 건 임대인이 주택 구입과 함께 전세를 준다는 뜻으로, 세입자에게 전세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게 해서 전세보증금을 높여 집주인이 적은 돈으로 갭투자를 하는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취지다.

신한은행은 같은 날부터 주택담보대출의 플러스모기지론(MCI·MCG)도 중단했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해 사실상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MCI·MCG 가입이 제한되면 현재 지역별로 서울 5500만원, 경기도 4800만원, 나머지 광역시 2800만원, 기타 지역 2500만원씩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신한은행의 전세대출 제한 효과가 나타나면, 다른 시중은행도 전세대출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함께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전세대출 등으로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추가대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DSR은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현행 차주별 DSR 규제는 매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 “실수요자들 반전세·월세화 대비해야…주거 품질 떨어질 수도”

업계에선 당장 시중에 전세 매물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세대출 제도 제한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크지 않지만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차주의 능력 대비 전세자금대출을 지나치게 많이 내준 측면이 있고 이것이 집값을 밀어올리는 요인이 됐기 때문에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며 “다만 갑작스런 제도 변화로 서민 실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 대출에 DSR을 적용하는 등의 강력 조치는 아닌데다, 현재 시장은 갭투자자보다 실거주 수요가 월등히 많아 집값 변동에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며 “다만 전세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반전세, 월세 등으로 전환하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세대출을 받기 어렵게 되면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거나, 가격이 낮은 주택을 매수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서민의 주거 품질, 삶의 질은 저하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정부 정책의 우선적인 목표는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이어야 하는데 ‘가계 부채 총량 관리’라는 목표가 더 우선시되고 있다”며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규제는 꾸준히 완화하면서,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에 대해서만 가계 대출 총량 관리라는 목표를 적용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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