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업계 1위' 삼성물산도 영업이익 16% 감소…건설사 '빨간 불' 여전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4.08.23 07:30

[땅집고]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면서 재개발ㆍ재건축 수주 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인 시공사의 위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주건수가 늘고는 있지만, 이는 2, 3년 뒤의 실적에 일부 영향을 주는 지표일 뿐 현재 실적에 당장 반영되진 않는다.

지금은 2, 3년 전 착공한 사업지에서 공사비 갈등이 늘면서 현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현실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건설사 업황은 당분간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땅집고]올 상반기 지나면서 재개발재건축 수주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으나, 현재 건설사 실적 개선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DB


■1ㆍ2ㆍ3위 대형건설사, 2분기 성적 암울…영업이익률도 2~5%대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줄었다. 업계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분기 매출은 4조9150억원, 영업이익은 28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98%, 16.02% 감소했다.

업계 2위 현대건설의 2분기 매출액은 8조62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473억원으로 34.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461억원으로 31.2% 줄었다. 업계 3위 대우건설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매출액은 2조8215억원으로 13.8% 줄었다. 영업이익은 51.9% 빠진 1048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전년(2041억원) 대비 52.7% 줄어든 965억원이다. DL이앤씨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2조702억원, 영업이익이 3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54.7% 줄어들었다.

시공능력 상위 건설업체들도 2~5%대 영업이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으로 원자재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주52시간 근무제, 중대재해 처벌법 등에 물가 상승으로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이 계속 줄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주요 시공사의 영업이익률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3.12%에서 1.71%로, 대우건설은 6.65%에서 3.71%로 하락했다. DL이앤씨는 3.65%에서 1.57%로 1%대로 떨어졌다.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 영업이익률은 5.7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0%에서 하락했다.

[땅집고] 삼부토건은 올해 6월분 급여를 7월 중순이 지나서야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 “월급이 안 나와요ㅜㅜ” 중견건설사는 더욱 심각

중견 건설사는 상태가 더욱 심각하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71위 중견건설사인 삼부토건은 주식 거래가 중지됐다. 1948년 설립한 삼부토건은 국내에서 제 1호 건설업 면허를 취득한 중견 건설업체다. 현재 삼부토건은 3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해 말 기준 영업 손실로 782억원을 기록했다.

삼부토건은 임직원 급여도 수 개월간 체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올해 6월분 급여를 7월 중순이 지나서야 지급했다. 급여일이 매달 25일인 점을 감안하면 15일 넘게 지연된 셈이다. 과장까지는 급여를 100% 지급했지만, 차장은 50%, 부장급부터는 체불 상태인 등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했다고 알려졌다. 현재 7월분 급여도 지급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시공능력 90위권의 또 다른 건설사도 현재 임직원 급여를 체불하고 있다. 월급이 간헐적으로 나오면서 생계에 문제가 생기자 이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중견시공사 업황이 악화하면서 누수효과로 홍보대행사들도 문 닫는 곳도 늘어난다.

[땅집고]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으로 일반분양이 지연됐던 서울 강동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 공사 현장. /김준모 기자


■ ‘공사비 갈등’이 가장 큰 리스크…업계선 ‘공사비 현실화’ 강조

업계에서는 당장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액이 늘면서 건설업황이 개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6월 국내 건설사들의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33조7335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8766억원)보다 약 13% 증가했다.

한 익명의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수주해도 건설사 실적에 반영하는 건 수년 뒤”라면서 “현재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몇 년 전 착공한 현장에서의 공사비 갈등”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자재값이나 인건비가 오르면서 5년 전과 현재의 공사비가 달라졌는데, 시행사는 당시의 공사비를 원하고 시공사는 공사비를 현재 물가에 맞춰 올리길 바란다”며 “공사비 현실화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건설업 업황은 계속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는 모회사가 있거나 다른 건축ㆍ토목ㆍ해외 플랜트 등으로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보니 주택이 힘들어져도 버틸 수 있다”며 “주택만 하는 중견건설사가 서울ㆍ수도권에서 분양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니 지방 주택 시장이 죽으면 타격을 직격으로 받는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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