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는 60~70대가 80~90대 부모를 모시는 ‘노노(老老) 케어’ 가구가 많아서 자녀 세대의 요양 부담이 상당합니다. 데이케어센터는 개인이 짊어지는 요양 부담을 덜어주는 곳입니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꼭 필요한 곳이죠.” (김태성 케어링 대표)
우리나라가 인구 5명 중 1명(전 국민 중 20%)이 노인인 초고령화 사회가 됐다. 가구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6%로, 3분의 1을 넘어섰다. 2030년에는 노인 가구가 43.6%가 된다. 2040년에는 52.5%에 달한다. 전체 가구 중 절반 이상이다.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로 노인인구와 가구 수가 빠르게 늘면서 관련 시설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업계에서는 ‘데이케어센터(Day care center)’가 화제다.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들의 부담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서다.
데이케어센터는 인지훈련과 적절한 운동을 제공해 노인의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회복을 돕는 시설이다. 경증 인지장애·노인성 질환을 가진 노인이 이용할 수 없는 실버타운과 달리, 전 노인을 대상으로 하고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실버테크 스타트업 ‘케어링’의 김태성 대표는 “데이케어센터는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을 모두 지지하는 데서 나아가, 이들이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땅집고가 8월 말 개강하는 ‘시니어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에서 ‘주간 보호와 요양, 의료시설과의 연계 등 시니어 케어서비스’란 주제로 강연한다. 김 대표에게 주간보호시설의 역할과 특성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데이케어 센터’가 화제다. 어떤 곳인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요양시설 중 주간보호시설에 해당한다. 어르신에게 8시간가량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이 멀면 센터 차량을 통해 어르신을 시설로 모셔온다.
액티브시니어가 가는 시니어타운,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가는 요양원과 달리 데이케어센터는 자는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다. 어르신의 주 생활 공간은 집이다. 질환이 있는 부모님을 멀리 보내지 않아도 된다.”
- 노인 유치원으로 불리던데, 가서 어떤 활동을 하나.
“그렇다. 하지만, ‘노인 유치원’ 단어는 지양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센터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근육 퇴화·우울증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하나의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만큼, 유치원생으로 비춰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개인적으로 데이케어센터가 ‘어르신들이 다양한 활동을 보내는 종합적인 공간’으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주간보호시설’ 단어 보다 ‘데이케어센터’라는 말을 선호한다. 같은 말이라도 긍정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 주로 어떤 분들이 이용하나.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등급을 받은 어르신이 이용한다. 지원받을 경우 개인이 내는 비용은 월 30만원~60만원 선이다. 차상위계층은 100% 지원이 나온다. 등급 판정을 받지 않으면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이용자가 전액을 다 낸다. 그래서 보험 혜택을 받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용비에는 차량과 급식, 프로그램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아침을 못 먹고 오는 분들을 위해서는 간단한 식사를 제공한다.”
- ‘케어링’은 여러 데이케어센터를 운영 중이다. 강점이 뭔가.
“케어링은 업계 후발주자다. 초기에 등장한 시설을 보면 어르신을 아픈 노인으로 보고 만들어졌더라. 케어링은 초기 모델과 달리 ‘사업 고급화’에 대해 고민한다. 운동이나 여가 활동을 통해 어르신에게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 있는지 등이다.
다만, 사람이 몸이나 머리 쓰면 너무 피곤해진다. 최근에는 ‘어르신이 가고 싶은 곳’을 만들자는 의견이 많다. 마사지나 스파, 네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쉬다가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가 된 일본에서는 관련 시설이나 문화가 많이 발전했다. 카지노 컨셉트를 적용해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어르신에게는 즐길 거리를 제공하듯 재미를 가미한 센터도 있다. 혹은 요리처럼 어르신이 잘하고 익숙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식이다. 공급자보다 수요자 입장에서 고민하다보면 재미있는 방안이 나온다.”
- 듣고 보니 한국 요양 시설은 다소 천편일률적이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저희도 그게 고민이다. 한국 시니어타운은 나이 제한도 있다. 잘 모르는 분들은 ‘아프면 실버타운 가야지’ 생각하지만, 실제 실버타운에서는 아프면 퇴소해야 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다양한 요양시설이 나와야 한다. 다만, 아직 국내 시장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시니어액티브 관련 시설에 집중하고 있다.
저희는 풍부한 요양 산업 경험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시니어 하우징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직 이 분야에 진출한 기업이 매우 적어 걱정되는 점도 있다. 고령화가 심화할수록 요양 수요는 늘어난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운영 전문가 과정>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3기)’을 오는 8월 28일 개강한다. 올해 2월, 5월 순차적으로 개강한 1기, 2기는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김이진 전 시니어스타워 재무운영본부장은 시니어타운 개발과 운영 수지 분석 방법을 알려준다. 한만기 KB평창카운티 시설장은 시니어주거 마케팅과 운영 전략을 강의한다. 서울시 초대 유니버셜디자인센터장을 지낸 최령 컨설팅랩이엘 대표는 어르신의 사용성을 극대화한 인테리어에 대해 설명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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