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가 '로또 단지'로 청약 시장을 뜨겁게 달군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의 당첨자 실태를 점검한다. 분양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만점 통장이 속출하는 등 워낙 청약 고(高) 가점자가 많아서 위장 전입 등 편법을 썼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내달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당첨자에 대한 청약가점 전수 조사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5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원펜타스는 지하 4층~최고 35층, 6개 동, 641가구 규모 단지다. 일반 분양 물량은 이중 292가구다.

3.3㎡(1평) 당 평균 분양가가 6736만원 역대 최고가 수준이지만, 인근 단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 는 17억4000만원(최고가 기준), 전용 84㎡는 23억3000만원이지만, 옆 단지 래미안 원베일리보다 20억원가량 저렴하다. 지난달 말 총 178가구를 모집에 9만386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527대1을 기록했다.

전용 84㎡A, 107㎡A, 155㎡ 주택형에서는 각각 청약 가점 만점 통장이 나왔다. 점수는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을 충족해야 한다. 7인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일 경우 84점을 받는다.

최저 당첨 가점은 137㎡ B형(69점) 한 개 주택형을 제외하고 모두 70점을 이상이었다. 70점은 부양가족을 포함해 세대원 수가 5~6인이어야 한다. 4인 가족으로는 70점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당첨 결과를 놓고 ‘위장 전입’ 가구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함께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민등록등본상으로만 부모 등을 세대원으로 편입했다는 의견이다.

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서 ‘solsa’ 닉네임을 쓰는 한 네티즌은 “부모가 집을 팔고 전세로 지내면서 부양가족으로 등재된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편법을 들키기 않기 위해) 자녀 명의의 휴대폰이나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아파트 청약 당첨 가점을 높이기 위한 파렴치한 짓을 규제해야 한다”며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청약 가구 수가 적은 만큼, (부모 가점 편법 여부)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국토부의 청약 시장 점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2023년 하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점검 실태 점검’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부정 청약 중 최대 유형은 위장전입이다. 주택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형사 처벌과 계약 취소(주택 환수), 10년간 청약제한 조치를 받는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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