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아파트 시장은 ②] 빌라는 전세사기 공포, 아파트는 가격부담…'대체재' 오피스텔 완판에도 "일시적 회복"

[땅집고] 분양가가 10억원에 육박하는 수도권 일대 오피스텔이 한 달 만에 완판되고 멈춰섰던 서울 비아파트 상품 일부가 미분양 매물을 소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당 비(非)아파트들의 인기는 일시적인 수준에 그친다고 보고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 선호 지역에서 기존 분양가보다 할인한 가격에 매물이 나오면서 현재는 대체 수요가 비아파트 미분양 매물로 쏠리고 있으나, 이 현상이 비아파트 시장 전체로 확산하긴 힘들다는 주장이다.

분양 업계에서는 “서울이나 수도권 핵심 지역은 신축이 워낙 귀하고 비싸기 때문에 대체재를 찾는 사람들이 이미 분양한 비아파트를 찾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두 가지 수요가 겹쳤다고 본다”며 “전세사기 이슈가 터지면서 빌라를 기피하고, 아파트는 너무 비싸서 차선책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서울ㆍ수도권 핵심 지역의 투룸 이상 평형대 오피스텔이나 도생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특징을 갖춘 비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면 또다시 비아파트 시장은 한 풀이 꺾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8.8 대책에서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한 계획을 냈으나, 실제 시장이 원하는 수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비아파트를 11만 가구 이상 신축매입임대로 신속히 공급하고, 서울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할 때까지 신축매입임대를 무제한 공급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세금 감면 부분에 대한 구체안을 기대했는데, 그 내용이 빠지면서 비아파트 공급 유도를 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다른 분양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시장이 살아나면 시행사들도 비아파트를 공급하려고 미리 준비했는데, 지금은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양극화가 뚜렷한 시장에서 확실한 대책도 없는데 공급에 나서는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당분간 비아파트 공급도 계속 없는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익형 오피스텔은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18주 연속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인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오피스텔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07% 하락했다.

서울(-0.04%), 인천(-0.53%), 경기(-0.03%) 등 수도권은 모두 하락세다. 수도권 오피스텔 가격은 2022년 10월부터 1년 8개월 연속 내림세다. 오피스텔 신규 공급은 줄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 예정인 전국 오피스텔은 6907실로, 지난해 공급량(1만6344실)의 42.3%에 불과하다./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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