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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씨 말라 신혼부부 한숨"…빛 좋은 개살구된 LH 전세임대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4.08.20 09:42 수정 2024.08.20 10:19
/연합뉴스


[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세임대는 조건을 맞추기 까다로워서 애초에 매물이 많지 않았다. 지난해 주택 가격 산정 방법이 바뀐 뒤로는 매물이 씨가 말랐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명 ‘126% 룰’로 인해 LH 신혼부부 전세임대 매물과 계약이 자취를 감췄다. 신혼부부 등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이들에게 저렴한 주거비용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해준다는 취지인데 오히려 그들을 월세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LH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한도는 지난해 10월 공시가격의 153%에서 126%로 축소됐다. 높은 전세가로 인한 과도한 갭투자가 야기한 전세사기를 방지하겠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입장이다.

LH 신혼부부 전세임대는 소득, 자산 조건이 충족하면 1~2%의 금리로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입주 예정자가 원하는 주택을 찾으면 심사 절차를 거친 뒤 LH가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세입자는 전세 보증금 5%만 내고, 나머지 95%는 LH가 지원해준다.

까다로운 조건 탓에 LH 전세 가능 매물을 찾기는 어렵다. 신혼부부 유형1 기준으로 지원 한도는 수도권 1억4500만원, 광역시 1억1000만원, 지방 9500만원이다. 수도권의 경우 원룸이나 반지하 등이 아니면 집을 구하기 힘든 수준이다.

LH가 전세임대를 지원할 때 주택 가격의 기준이 시세가 아닌 공시가격이라는 점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전세임대 보증한도는 공시가격의 140%에 전세가율 90%를 곱한 금액이다. 즉 공시가격의 126% 이내에서 전세보증금을 정해야만, LH 전세임대 대상이 된다. 국토교통부의 올해 공공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9% 수준으로 시세와 괴리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크다.

LH는 공시가격뿐 아니라 시세 등 여러가지 지표를 활용해 주택 가격을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LH 관계자는 “이전보다 기준이 엄격해져서 전세가격이 올라간 지역에서는 입주 계약을 맺는 게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세임대주택은 보증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상품 협약에 따라 KB, 한국부동산원 시세, 등기부등본 거래가액 등도 주택가격 판단시 적용 가격 기준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시세 자료 등을 활용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지난해 10월 LH 전세임대 지원가능 주택 심사 기준 변경 안내에 따르면, 비교가격(주택 공시가격의 140%)의 1.2배 이하일 때만 KB 최근 시세를 적용한다.

안 그래도 LH 전세임대가 가능한 주택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보증한도가 줄어들자 매물의 씨가 말랐다는 평가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LH 전세임대는 원래도 조건이 까다로워서 매물이 많지 않았다”며 “지난해 주택 가격 산정 방법이 바뀐 뒤로는 사실상 매물이 없다”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기준을 맞춘다고 해도 역전세 우려로 인해 집주인들은 LH 전세임대를 꺼리고 있다. LH 전세임대 계약을 체결할시 30% 하락한 전세가격으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 한다. 영등포구 신길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집주인들은 LH 전세임대 주택을 월세로 돌리거나 보증금을 내리고 보증보험 없이 전세계약을 맺자고 제안한다”며 “그러나 임차인들은 전세사기 우려로 보증보험 가입을 원하면서 최근에는 계약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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