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기상도] “국내 1호 건설기업 어쩌다 이지경까지” ‘삼부토건’ 창립부터 주식 거래정지까지

[땅집고] 올해 시공능력평가 71위 중견건설사인 삼부토건의 주식 거래가 중지됐다. 올해 이른바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한 달 동안 93% 넘게 급등했던 만큼 이번 주식 거래 중지와 관련한 투자자들 피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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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설립한 삼부토건은 국내에서 제 1호 건설업 면허를 취득한 중견 건설업체다. 초창기 경인·경부고속도로, 서울 지하철 1호선 등 굵직한 토목공사를 줄줄이 수주하면서 한 때 도급순위 3위까지 기록한 이력이 있다. 주택 브랜드로는 ‘르네상스’를 쓰고 있으며, 과거 마포·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시공했다.

하지만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던 것이 패착이 됐다. 사업이 부실화하면서 채무를 떠안은 것을 계기로 2015년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된 것. 당시 핵심 자산이었던 서울 강남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2017년에는 법정관리를 마무리하면서 인수자를 구했다. 휴림로봇(옛 DST로봇)이 경영권을 차지했는데, 4년만에 휴림로봇을 비롯한 삼부토건 주요 주주가 경영권 지분 25%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경영권이 화장품 업체인 디와이디에 넘어가면서, 현재 디아와이디가 삼부토건의 지분 11.4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재 삼부토건은 3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해 말 기준 영업 손실로 78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은 2021년 마이너스 365억원에서 2022년 -615억원, 지난해 1071억원으로 감소폭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422% 수준으로, 지난해 말 403%에서 더 악화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부토건은 임직원 급여도 수 개월간 체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올해 6월분 급여를 7월 중순이 지나서야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급여일이 매달 25일인 점을 감안하면 15일 넘게 지연된 셈이다. 더불어 과장까지는 급여를 100% 지급했지만, 차장은 50%, 부장급부터는 체불 상태인 등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했다고 알려졌다. 현재 7월분 급여도 지급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한편 삼부토건은 최근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했던 기업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전쟁 후 복귀 지원을 약속했는데, 관련 포럼에 삼부토건이 초청되면서 해당 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했던 영향이다. 올해 5월 한 달 동안 삼부토건은 주가가 93.47% 급등하면서 코스피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와 관련해 주가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16일 현재 삼부토건 주식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삼부토건이 회계감사인으로부터 반기 검토의견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 46조에 근거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 중지 처분된 것이다. 관리종목은 ▲상장회사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유동성이 없을 때 ▲제대로된 재무제표를 갖추지 못할 때 ▲영업실적의 지속 악화로 부실이 심화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 지정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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