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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영구임대를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재건축…1기 신도시 이주단지로 활용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8.14 13:54 수정 2024.08.15 10:48

[땅집고] 정부가 1기 신도시(분당·일산·산본·평촌·중동) 재정비 사업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주민의 이주 대책 마련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정비를 통해 2029년까지 8만8000가구 인허가를 진행하고, 4만6000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1월 1차 선도지구를 선정해 2026년까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1기 신도시에서만 총 10만가구 이상의 추가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

[땅집고] 1기 신도시인 일산 신도시 아파트. /땅집고DB


특히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진행하는 동시에 지역 내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을 함께 진행해 이주 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1년에 수도권에서 약 1~2만여 가구가 동시에 이주하면서 인근 지역 전세금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이 같은 방안이 나왔다. 하지만, 영구임대주택에 살던 주민 반발 및 임대주택을 지을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1기 신도시, 영구임대주택 초고층 주상복합 만든 뒤 이주단지로 활용

14일 국토부는 1기 신도시 내에 최소 1곳 이상의 ‘순환정비용 이주주택’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기 신도시 내 영구임대는 ▲분당 4개 단지 5800가구 ▲일산 3개 단지 2만3000가구 ▲중동 2개 단지 1만9000가구 ▲산본 3개 단지 3만4000가구 ▲평촌 1개 단지 9000가구 등 총 1만4000가구가 있다.

[땅집고] 1기 신도시 지역 내 총 1만4000가구 규모 영구임대주택단지 현황. /국토교통부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1기 신도시 내 신규 유휴부지를 개발해 초기엔 이주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다가, 이후 리모델링을 거쳐 분양하는 방안이다. 이는 올림픽 기간 동안은 선수촌으로 활용했다가, 올림픽이 끝나고 일반인들에게 분양한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둘째는 신도시 내 영구임대를 초고층으로 재건축해 이주단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도심의 우수입지에 있으면서도 밀도가 낮은 영구임대주택을 주상복합형태로 고밀 개발하는 방법이다.

영구임대주택에 살던 원주민들은 먼저 지어진 순환정비용 이주주택으로 이주를 한 뒤, 원래 살던 임대주택이 재건축되면 재입주를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영구임대주택에 살던 사람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면 원주민이 반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고밀 개발이 이뤄지면 영구임대 원주민의 임대료 상승 및 재원 마련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1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SH가 보유한 임대주택 13만가구 추정 시세가 총 56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가구당 약 4억원 수준이다. 취득가액은 약 23조2755억원이며, 장부가액은 약 19조5053억원, 공시가격은 약 38조6165억원, 추정시세는 55조9660원이다.

향후 1기 신도시에서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할 때 최근 상승한 건축비 등을 고려하면 1가구당 건축비가 SH 공공임대주택 1가구 등의 시세보다 훨씬 더 들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된다.

■ 영구임대 고밀 개발 비용 만만찮아…“주변 지역 전세금 불안 막기 힘들 것”

1기 신도시 거주자들의 자산과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현재 논의되는 이주 대책 지원방안이 다소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추진할 때 4개 단지 등을 통합하는 것에 인센티브를 주면서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가구가 한 번에 이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영구임대주택을 고밀 개발하면 공사비가 훨씬 더 오르고, 또 현재 건축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이주단지를 만들더라도 계획대로 입주 시기를 맞추지 못하는 등 각종 변수에 대응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아무리 이주대책을 세워도 주변 지역 전세금 불안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 이주 대책은 우리 사회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 정비 사업 물량의 처리라는 어려운 내용이면서 동시에 꼭 필요한 사안”이라며 “공공 임대 방식으로만 이주 수요를 감당하려고 해서는 안 되고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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