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재건축하면 경기도 최고가 찍은 판교 아파트처럼 되겠죠.”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8·8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남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까지 확산하면서 신고가 거래가 줄을 이었는데, 강남 주변 신도시인 성남시 분당구 등에서는 이러한 매수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12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매매를 분석한 결과 7월 전국 아파트 매매 중 46%는 종전 거래가격과 비교해 가격이 올라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은 6월 50.3%의 상승 거래 비중이 7월 51.7%를 나타내며 2개월 연속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기도는 상승 거래 비중이 7월 46%를 차지했고,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성남시 분당구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거래 중 절반 이상이 상승거래로 이뤄졌다.

■ 분당 판교 신축 단지 40억원 육박…노후 재건축 단지 한 달 만에 5억원 폭등

경기 성남시 분당의 경우 40억원에 육박하는 거래가 나왔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 그랑블’ 139㎡도 지난달 6일 3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해당 주택형의 신고가일 뿐 아니라, 올해 경기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파크뷰’ 199㎡는 지난 6월 35억9000만원(30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노후계획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을 위해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분당 노후 아파트들도 매수세가 급증하고 가격 상승폭이 컸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 148㎡도 지난 6월 직전 최고가였던 18억6000만원보다 무려 4억9000만원 뛴 2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새 약 5억원 가량이 급상승한 것이다.

사업성이 우수한 대형 주택형은 20억원대를 훌쩍 넘어서 25억원대에 육박했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신 133㎡는 지난 7월 21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 20억3000만원보다 7000만원 뛴 가격이다.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1단지 164㎡는 지난 5월 22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두달 새 1억2000만원 더 올라 24억원에 신고가를 다시 썼다.

김성훈 센추리현대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판교 신축 단지 같은 경우는 서울 강남의 집값 상승세가 퍼지면서 입지가 우수하다고 평가 받는 신축 위주로 가격이 급등했다”며 “분당 노후 단지들도 거래가 많았는데, 앞으로 노후계획도시 재건축 등으로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하면 경기도 최고가를 찍은 판교처럼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이미 매물이 다 소진된 소강상태로 매수세가 잠잠해졌지만, 상승 거래 분위기가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 “주택 공급 불안감, 매수심리 자극”…집값 상승 수도권 전방위 확대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정부가 발표한 8·8 부동산 대책이 당장 치솟고 있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택지개발 등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에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는 상황을 막기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전세금 상승과 공급부족의 불안감, 분양가 상승 등으로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매수심리를 자극한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여기에 주변 경기,인천 지역은 개발 호재나 서울과의 접근성 등을 고려한 수요 등의 영향으로 국지적인 수요가 매매가격을 상승으로 이끌고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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