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파트를 지은 지 6년 만에 중석식 뷔페 서비스를 시작한 단지가 있습니다. 바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헬리오시티’ 인데요. 헬리오시티는 총 9000가구가 넘는 단지입니다. 동만 84개 동으로 우리나라에서 단일 단지로는 가장 큰 아파트로 꼽힙니다.
통상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많지만, 뷔페 서비스를 실시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 주목받았습니다. 기존 연회장을 개조해 식당을 만들었고, 3만명에 달하는 주민이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점심 3부제와 저녁 3부제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마다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150명이 이용 가능하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사전 예약을 받아 진행합니다.
헬리오시티가 지난 3일 중석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뷔페 후기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바로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중식 9000원, 석식 1만원대라는 가격이 공개되면서 ‘가성비’가 정말 좋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양념이나 밑반찬, 메인 음식을 모두 포함한 음식 가짓수는 끼니마다 평균 50~60개 정도입니다. 요즘 배달 주문 최소 금액이 1만원 중반대에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도 합리적이고 메뉴 구성도 알차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헬리오시티 주민 중에서도 특히 주부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이날 연회장에서 식사를 마친 한 주민은 “날씨가 덥거나 비가 올 때 편하게 단지 내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좋다”면서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뷔페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는 건 헬리오시티의 어마어마한 규모 때문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헬리오시티 중석식 서비스 운영사인 준푸드앤컬쳐 관계자는 “헬리오시티가 3만명이 사는 대규모 단지다 보니 규모에 맞춰 식자재를 대량 구매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질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또한 최대한 많은 주민들의 식성을 맞출 수 있도록 뷔페식을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헬리오시티 뿐만 아니라 요즘 기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다양화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어린이 놀이터와 경로당이 전부였지만, 2000년대 들어 헬스장과 골프 연습장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식사 서비스 등이 제공됐습니다. 최근 잠실 대장 아파트인 잠실동 ‘리센츠’는 입주한 지 16년이 된 올해 아파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커뮤니티 시설을 전면 리모델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파트에서 제공하는 식사 서비스가 아파트 가치를 올리는 데도 영향이 큽니다.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매물은 현재 22억원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통상 조식 서비스 여부로 가격 프리미엄이 5000만원 정도 더 붙는다고 합니다. 최근에 철산동 ‘철산헤리티지’는 기존에 논의했던 조식 서비스가 빠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가격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헬리오시티가 이번에 중석식 서비스를 도입한 취지도 주민 편의와 함께 가격 경쟁력이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기축 단지들의 이런 시도들이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되는데요. 유튜브 땅집고 채널 속 리얼리티 단지 탐방 코너인 요이땅에서 체험한 헬리오시티 식사 서비스를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보세요.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김혜주 땅집고 PD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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