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단독]'입찰지침 위반' 용산 남영2, 삼성 vs 현산 백지화 "처음부터 다시"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4.07.31 11:25 수정 2024.07.31 15:27
[땅집고]서울시 용산구 남영업무지구2구역(남영2구역) 재개발 조합이 지난 30일 올린 '시공사 선정 재입찰공고'./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


[땅집고] 서울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이하 남영2구역)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 선정 재입찰에 나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쟁을 무효로 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조합이 HDC현산에 입찰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새 판이 열릴 전망이다.

■ 삼성물산ㆍHDC현산 경쟁 백지화…현대건설 등 눈독?

31일 재개발 업계에 따르면 남영2구역 재개발 조합은 30일 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 ‘남영동 업무지구 제2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재입찰 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현장설명회는 오는 8월7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입찰 마감은 9월23일 오후 4시까지다. 조합 관계자는 “경쟁에 참여한 두 시공사 모두 입찰지침을 위반한 사실을 파악해 입찰을 무효화하고 처음부터 다시 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9일 조합은 대의원회를 열고 기존 입찰 무효에 대한 안을 가결했다. 기존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HDC현산 모두 설계 입찰지침을 위반한 사실을 파악하면서다. 대의원회에서는 HDC현산이 설계 지침 위반과 더불어 홍보지침 위반한 정황을 발견, HDC현산의 입찰자격 박탈과 입찰보증금 몰수안을 가결했다. HDC현산이 조합의 입찰 공고 이후 OS요원 등을 동원해 개별 홍보에 나섰다고 본 것이다.

조합 결정에 대해 HDC현산은 땅집고에 “입찰 무효와 입찰보증금 박탈, 재입찰 불가 처분을 받은 상황으로,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의 결정을 존중하고, 서울시에서 제시한 입찰 지침에 맞춰서 문제 없이 최적의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HDC현산으로 좁혀졌던 시공사 경쟁이 백지화하면서 현재 현대건설 등 다른 시공사에서도 남영2구역 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땅집고]2022년5월 서울시에서 마련한 용산 남영동 업무지구 제2구역 재개발계획 예상도. / 서울시


■양사 모두 설계 기준 위반, 입찰 무효… HDC현산 홍보지침 위반까지 더해 ‘투 아웃’

재입찰 불씨가 처음 지펴진 건 지난 6월 삼성물산이 서울시의 설계지침 위반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면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말 조합방식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지에서도 조합설립 직후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조례안을 개정했다. 개정 조례안에는 ▲경미한 범위 내에서의 대안설계 제안 금지 ▲입찰규정 위반 시 입찰 무효 및 해당 업체 현황 공개 등이 담겼다.

이후 경쟁사인 HDC현산까지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조합은 기존 입찰을 무효화했다. 특히 조합은 설계지침 위반과 별개로 HDC현산의 홍보지침 위반이 더 엄중한 사안이라고 보고 박탈과 입찰보증금 몰수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개정한 서울시 기준안에 따르면 입찰자는 최초 합동홍보설명회를 개최한 뒤에는 공동홍보공간 1개소를 제공하거나 지정할 수 있다. 그 밖에 개별 홍보나 물품, 금품, 재산상의 이익 등 제공은 모두 엄격히 금지한다. 입찰참여자가 정비계획의 범위를 벗어난 설계를 제안하거나 홍보 규정 등 기준을 위반하면 해당 입찰 참가는 무효로 한다. 입찰자가 조합의 홍보지침 미준수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해 손해를 입힌 경우, 입찰보증금은 조합에 귀속할 수 있다.

[땅집고] 서울 용산 남영동 업무지구 제2구역 재개발계획 위치도. /땅집고DB


■”경쟁할만 하네”…’미친 사업성’ 일반분양만 조합원 3배 이상

남영2구역은 일대 1만7000여 ㎡를 재개발해 최고 34층, 565가구 아파트와 80실 오피스텔, 복합청사 등을 짓는 내용의 사업이다. 서울시는 2016년 8월 ‘2025 도시ㆍ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이 구역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했다. 예정 공사비는 7000억 수준이다.

조합원은 112명이다. 일반분양분이 임대를 제외하면 359가구로, 조합원의 3배를 넘을 정도로 사업성이 높다. 여기에 오피스텔, 상가까지 합하면 일반분양분 비율이 60% 수준에 달한다. 사업성이 워낙 좋다보니 분담금 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 등 1군 시공사들이 이 사업지를 눈 여겨보는 이유다.

지리적으로도 용산공원과 주미대사관 이전 예정지가 200m 내에 있어 용산 내 노른자위로 꼽힌다. 대통령 집무실과는 직경 1㎞ 이내에 있고, 근처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서울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과 1호선 남영역 사이에 있는 더블 역세권이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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