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와 용산구 한남 일대에서 신고가가 속출하면서 서울 상급지 집값이 확실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유산인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반포-한남동 주택가격의 버블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주택가격을 규제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말은 토지 거래허가제이지만 사실상 주택거래 허가제였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했지만, 서울시가 토허제 규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 다시 뛰는 서울 집값…토허제 빠진 반포ㆍ한남 집값 ‘버블’ 커진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약 6년 만에 최대 주간 상승 폭을 나타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0% 상승했다. 18주 연속 상승세다. 지역별로 보면 송파구(0.56%)와 성동구(0.52%), 서초구(0.46%), 강남구(0.42%), 마포구(0.40%), 용산구(0.39%), 강동구ㆍ서대문구(0.37%) 등이 서울 평균치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포에서는 신고가가 나왔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6월7일 원베일리 84㎡는 49억8000만원에 손바뀜 했다. 3.3㎡(1평) 당 가격이 1억5000만원에 육박한다. 두 달 전부터 원베일리 국평이 50억원에 가깝게 팔렸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반포에서는 원베일리,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등이 경쟁을 하듯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177㎡는 올 3월 74억3000만원에 신고가에 팔렸다. 같은 동 나인원한남은 올해 들어 두 차례나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206㎡는 올 1월 97억원에 이어 2월 99억5000만원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용산구 나인원한남 273.94㎡도 최근 200억원에 거래됐다. 나인원한남에서 2021년 10월 같은 단지 전용면적 273.41㎡ 아파트가 84억원에 거래됐는데, 약 3년 사이에 가격이 2.38배 뛰었다.

■ 토허제, 집값 버블의 나선형 악순환 촉발

반포동이나 한남동 등 지역 집값 상승은 인근 토허제 지역 수요까지 몰려들어 풍선효과를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문재인 정부의 6.17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토지거래허가제가 도입했는데, 이 제도가 도입된 지역은 실거주 목적을 제외하고는 거래가 금지되며, 구청에서 허락을 받아야 한다.

서울시는 2020년 5월 이른바 ‘잠ㆍ삼ㆍ대ㆍ청’으로 불리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5.2㎢), 강남구 삼성동ㆍ대치동ㆍ청담동(9.2㎢) 등 일대를 토허제로 묶었다. 이어 강남구 압구정ㆍ영등포구 여의도ㆍ양천구 목동ㆍ성동구 성수동 등 이른바 ‘압ㆍ여ㆍ목ㆍ성’으로 불리는 4개 지역까지 묶었다. 서울시는 올해 압·여·목·성에 대한 토허제를 1년 연장했다. 토허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토허제 대상에서 제외된 반포와 한남이 집값 상승을 주도한다.

한 주택 전문가는 “반포와 한남의 주택가격이 치솟으면서 토허제로 묶인 지역도 영향을 받아 오르는 ‘집값 상승의 나선형 악순환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집값을 잡겠다고 지정한 토허제가 집값 상승세를 촉발시키는 방아쇠를 당긴 격이 됐다”고 말했다. 한동안 토허제 효과로 집값이 안정되는 듯 했던 압구정 아파트지구 일대는 반포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데 영향을 받아 다시 집값이 초강세이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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