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文정부 덫에 걸린 주택정책 "다주택자 사라지자 서울 집값·전셋값 폭등"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4.07.23 13:27

[땅집고] “2020년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왜곡된 부동산 시장이 그대로입니다. 서울 핵심 지역을 비롯해 일부 지역 시장만 상승세가 커지는 양극화 현상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1억 중반을 넘어서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 최고점을 돌파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매매가와 더불어 전세시장을 주목했다. 이 대표는 “전세금이 60주 연속 올랐다는 게 단순히 입주 물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며 “다주택자가 내놓는 물건이 사라지니까 전세금이 오를 수밖에 없고, 다주택자들은 본인이 소유한 자산 중 투자 가치가 높은 것을 제외하고는 처분을 했다”고 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 상승, 1년 넘게 치솟은 전세시장이 모두 같은 원인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땅집고]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다주택자 규제를 풀어야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치솟는 걸 막을 수 있다"며 "규제 정책이 풀린 게 없어서 서울 중심 폭등장세가 만들어졌다"고 했다./강태민 기자



4년 전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7·10 부동산 대책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다주택자의 주택 취득세, 양도세, 종부세 중과세율을 인상하면서 사실상 아파트와 주택에 투자가 불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부동산 관련 세금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항목이 곳곳에 남아 있다. 현재 2주택 이하 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0.5~2.7% 수준이다. 3주택부터는 중과돼 세율이 최대 5.0%까지 오른다. 일반 주택의 취득세율은 1~3% 정도지만 3주택자의 경우 8%, 4주택자 이상인 경우 12%를 부담해야 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가와 전세금이 오르고, 부동산업계에서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는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18일 열고 공급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박상우 장관은 올해 1월~5월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이 1만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서울 아파트 평균 착공 물량을 4만 가구로 추산하는데 이와 비교하면 너무 적다”고 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1분기 아파트 착공실적은 2만 100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 감소해 2018년 이후 최저치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시장 왜곡’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주택자를 움직일 수 없게끔 만든 규제 정책 일변도가 지금의 서울 중심 폭등장세를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그대로 결과로 나타났다. 지금은 다주택자가 소멸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줄었다.”

-다주택자 소멸로 인한 문제점은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60주 연속 상승했다. 1년 넘게 치솟은 원인은 집을 새로 짓지 않아 전세물량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존 임대주택이 사라져서다. 결국 다주택자 임대사업자가 사라지면서 내놓는 물건이 없다. 전세금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여기다 서울은 신축 공급마저도 부족해 계속 오르고 있는 거다.”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면 집값이 떨어질 수 있지 않나

“최근 매매가격이 오르지 않고 전세금만 오른 곳이 대표적이다. 전세를 놓을 사람이 없으니까 전세금은 올라갔다. 대신 전세를 더 이상 놓을 수 없는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집을 매물로 아예 내놓으니까 거래가 되고 매매가는 눌려있다. 다른 곳에 비해서 집값이 안 오른 원인이다.”

[땅집고] 국토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2년 전 대비 163.5% 늘었다. 지방 미분양 물량이 5만7368가구로 80%에 달한다. 사진은 대구 수성구의 도시형생활주택 공사 현장./연합뉴스


-지방 미분양이 많은 것도 결국 실수요가 부족해서 아닌가

“다주택자 규제를 풀지 않으면 서울이 아니라 지방 부동산 시장부터 매우 힘들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지방에 분양을 받을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면 PF문제로 이어진다. 정부가 이런 문제를 알면서도 그냥 방치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PF문제도 여전히 해결이 안 됐다

“PF문제가 해결이 되려면 분양이 잘 돼야 한다. 분양만 잘 되면 사실 큰 문제가 없다. 분양이 안 되니까 대출이 안 되는 건데, 분양을 잘 되게 하려면 집을 살 수 있게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이렇게 가다간 시공사, 증권사, 금융권 모두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 주택 공급이 적다는 지적이 많다

“개인적으로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사업에 대해 의구심이 많다. 속도를 내서 빠르게 진행되는 사업장보다 논란만 더 많은 느낌이다. 이런 분위기는 시장에서 체감 속도가 더 빠르다. 시장 참여자들이 더 빠르게 대응한다. 서울 신축은 귀할 수밖에 없고, 기회도 얻기 힘들 거라 판단한 분들이 많다. 그래서 분양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1을 기록할 정도 높지만, 기축 단지에도 매수세가 몰리는 이유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경쟁도 치열한데

“1기 신도시도 요즘 분당을 빼고 다른 곳은 조용하다. 군포 산본이나 평촌, 중동은 조용하고 분당만 치열하다. 분당에서는 어떡해서든 동의율을 끌어올리려고 노력 중이다. 주변 집값이 올라줘야 사업이 추진이 가능할텐데 분당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여건이다. 투자나 실거주를 고민하면 분당만 추천하는 이유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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