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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앞 '죽음의 탑' 100억에 매물로 나왔다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4.07.23 09:19 수정 2024.07.23 09:32
[땅집고] 서울역 바로 앞에 있는 최고 6층 높이 건물 대부분 공간에 대부업체가 입점해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하루 유동인구가 30만명에 달하는 서울역 앞에는 ‘죽음의 탑’ 혹은 ‘절망의 탑’이라고 불리는 건물이 있다. 최고 6층 높이 건물인데, 과거에 각 층마다 유명 대부업체가 줄줄이 입점해 붙은 별명이다.

이 건물이 이달 100억원에 매물로 등장해 화제다. 2009년 6월 17억원에 거래된 이후 15년만에 5.8배 높은 금액으로 시장에 나온 것이다. 사람이 몰리는 서울역 코 앞 입지인 만큼 토지면적 3.3㎡(1평)당 금액이 3억4000만원 정도로, 전국 최고가 수준으로 비싸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들어선 서울역 앞 건물은 근생빌딩으로 지하 1층~지상 6층, 대지면적 97㎡, 연면적 338㎡ 규모다. 2009년 준공해 올해로 16년째다. 주차장은 하나도 없다. 현재 이 건물 대부분 층에 대부업체 사무실 간판이 붙어있다. 2·4층 ok저축은행, 5층 러시앤캐시, 6층 미즈사랑 등이다.

[땅집고] 서울역 앞 빨간색 원으로 표시한 건물이 ‘죽음의 탑’.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


통상 금전난 등 급한 개인사정으로 현금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부업체를 이용한다. 현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높은 이자율 때문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더 큰 고통을 받거나 심각한 경우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런 대부업체가 여럿 들어서있는 건물이 서울시민 뿐 아니라 서울을 방문한 타 지역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서울역 앞에 있다보니 ‘죽음의 탑’, ‘절망의 탑’이란 별칭이 생긴 것이다.

예외적으로 1층에는 대부업체가 아닌 메가커피가 입점해있다. 이 광경을 게임에 빗댄 네티즌들이 ‘마왕성에 입장하기 전 마지막으로 포션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 아니냐’는 등 우스갯소리를 댓글로 남겨두기도 한다.

이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이 건물이 100억원에 매물로 등록됐다. 토지면적당 3.3㎡(1평)당 가격을 계산해보면 3억4020만원 수준이다. 올해 2월 이 건물로부터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지하 2층~지상 최고 8층, 대지면적 158.7㎡, 연면적 734.19㎡ 규모 꼬마빌딩이 120억원에 팔리면서 평당 2억4952만원 정도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1억원 이상 비싼 셈이다.

한편 이 건물에 입점해있는 러시앤캐시와 미즈사랑은 모두 OK금융그룹 산하 대부업체다. OK금융그룹은 대부업으로 사세를 키운 뒤 2014년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OK저축은행 출범에 나섰다. 인수 당시 금융당국과 10년 안인 2024년까지 대부업을 철수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2019년 미즈사랑 대부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지난해 말에는 러시앤캐시를 정리한 상태다. 앞으로 대부업을 떼어낸 자리에 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것이 OK금융그룹 측 계획이다.

이달 21일 서민금융연구원이 최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포용금융 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업체가 제시하는 대출 평균금리는 2017년 19.6%에서 2023년 13.6%로 하락했다. 반면 이른바 고리대금업체로 불리는 불법 사금융시장에선 평균 금리가 2018년 353%에서 2023년 535%으로 상승했다. 서울역 ‘죽음의 탑’에 입점해있던 미즈사랑·러시앤캐시 등 대부업체는 고리대금업체에 비하면 금리가 크게 높지 않았던 셈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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