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전국이 뜨거웠던 것과는 달리 아파트 가격 ‘평당 4000만원’을 기준으로 오른 곳만 앞으로도 오를 겁니다. 초등학교와 병원을 낀 ‘초품아·병품아’ 키워드가 부동산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이 점점 커지며 1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년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2021년 폭등장을 재현한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망으로 이어지면서 서울 인기 주거지에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가 계속 늘었다”고 했다. 정부 정책과 시장 상황이 맞닿아 오를 곳만 오를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땅집고는 17일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를 만나 올해 하반기 시장 전망과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도 시장 전망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과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 전세금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모두가 오른다는 건 아니다. 오를 곳만 오를 장이다. 그게 2020~2021년 폭등장과 다른 점이다.
-그렇다면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집값 신고가는 계속 나오나?
“추세로만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거래량이 못 받쳐줄 것 같다. 다주택자가 여전히 움직일 수가 없는 시장이다. 다주택자들이 실거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자산 몸집을 이미 줄였다. 추가 매수가 힘들고, 전세로 나올 물건도 제한적이다. 실요자 갈아타기를 중심으로 고점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면서 아파트 매물은 점점 줄고 있다. 2021년처럼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지역별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것인가
“그렇다. 앞으로는 평균으로 통계를 보는 일을 지양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지금도 서울 주택 가격 관련 평균 수치는 밋밋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를 곳은 폭등장이다. 나 빼고 남들만 오르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오를 곳만 오른다, 그 기준은 무엇인가
“평당 4000만원이다. 서울 자치구 별로 보면,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동작구, 수도권에선 과천과 성남 분당구만 해당한다. 양천구 목동, 강동구 고덕동·상일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대문구 일부 단지 등도 포함된다. 쉽게 평당 4000만원 이상 단지는 실거주 가치가 높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누구나 거주할 때 기준으로 두는 것, 대표적으로 교통·학군 등이 포함된 아파트의 금액이 평당 4000만원이라 생각한다.”
-평당 4000만원 이하 단지는 가격이 떨어진다는 건가?
“평당 4000만원 이하이더라도 4000만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곳들이 있다. 실거주할 때 우선순위 조건을 나열해보면 쉽다. 교통 역세권을 비롯해 학군, 병원을 갖춘 곳이 가능성이 높다.”
-주택 매입 타이밍을 놓쳤다는 분들도 있다. 지금이라도 매입에 나서는 게 좋을까
“사실 오랫동안 매수할 기회가 있었다. 지난해 1월부터 ‘서울 부동산’을 매입할 시기가 빨리 올 수 있다고 했는데 벌써 1년 반이 지났다. 2022년 하반기에 부동산 시장 공포 분위기가 극에 달했다. “지하가 아니라 바닥이 있는 것 아니냐”는 공포심이 이제는 “이제는 집을 못 살까, 상급지로 못 갈아탈까”로 바뀌었다. 지금이라도 빨리 결정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지금 어디를 사야할까
“이젠 ‘집을 사서 돈을 번다’보다 실거주 하면서 ‘나중에 집을 팔 때 가격이 좀 올랐네’ 정도로만 생각을 하면 좋겠다. 문재인 정부 집값 폭등기 때는 실거주는 빼고 돈만 벌겠다는 생각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어디가 오른다고 하니까 우르르 몰려서 폭풍 매입하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그 결과로 지금 내 것만 안 팔린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 본인이 실거주해서 만족도가 높은 곳을 매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방은 어떤가. 서울·수도권과 달리 여전히 침체다
“지방 부동산시장은 주택공급과 관해 입주·준공 물량 등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크게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됐다. 지방도 입주 물량은 언제나 많았다. 지금 세종·대구 시장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입주 물량이 적다고 해서 오르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받쳐줄 수요가 너무 약해서 공급에 관한 통계 해석을 할 단계를 넘어섰다. 지방의 핵심지조차도 그 수요가 유지될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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