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8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향후 2년간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 수도권 입주·착공 물량이 지난 10년 평균치와 비슷하단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급감한 착공 물량과 올해 상반기 물량을 비교하면서 작년보다 수치가 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눈속임에 가까운 행위란 지적이 나왔다.
■ 국토부 “올해와 내년, 수도권 주택 공급 충분하다”…업계선, “작년 급감한 물량 고려 안 한 것”
정부는 올해와 내년, 수도권 입주·착공 물량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2024년 18만8000가구, 2025년 15만2000가구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연간 17만1000가구)와 비교할 때 비슷한 수준이란 주장이다. 또 수도권은 지난해 3만5000가구보다 63% 증가한 5만7000가구가 올해 5월까지 착공했고, 서울의 경우 5월까지 1만가구가 착공해 작년(9000가구)보다 13%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즉, 2025년까지는 입주·착공 물량이 충분하단 주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수도권 입주 및 착공 물량이 크게 급감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평년 대비 물량이 다소 증가한 것을 갖고 공급이 충분하다 주장하는 것은 말장난에 가깝단 비판이다.
18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누적된 수도권 착공 물량은 10만5286가구로 2022년 같은기간보다 43.5% 급감했다. 10년 평균치와 비교해도 61% 줄어든 수치다.
서울의 경우 작년 착공물량이 2만576가구로 2022년(6만2585가구)과 비교하면 3분의1토막이 났다.
입주 물량도 작년 같은기간 수도권은 2만108가구에 불과했다. 2022년보다 22.6% 감소한 수치다. 10년 평균치보다 27% 모자랐다.
올해 입주물량이 평년 대비 다소 늘어나더라도 작년에 입주하지 못한 물량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0년치 평균과 비교하면 연간 물량 격차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지난해, 지난 정부 대비 지나치게 물량이 늘어나거나 감소하지 않도록 하면서 장기 공급 방안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 작년 주택 인허가 물량 10년간 최저치…“주택 공급 부족은 이미 다가온 현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공급 상황에 대비하려면 인허가 물량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착공과 준공 물량이 충분하더라도 3년 후 공급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인허가 실적은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기준 전국 공공주택 인허가 실적 추이는 지난 5년간 8000건~1만건을 웃돌았는데, 2023년부터는 4960건, 올해는 3019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민간 부문도 지난해 16만936가구, 올해 12만2955가구 기준으로 17만가구를 웃돌던 지난 5년 평균치보다 수치가 낮다.
작년 전체 인허가 물량은 42만8744가구로 ▲2022년 52만1791가구 ▲2021년 54만5412가구 ▲2020년 45만7514가구 ▲2019년 48만7975가구보다 적었고, 지난 10년간 최저 수준에 그쳤다.
이상영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약한 270만가구 공급 목표를 채우려면 연간 54만가구씩 인허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작년에 42만가구 인허가가 났고 올해는 이 숫자도 못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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