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새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2년 만에 10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하반기 경쟁률은 13대 1에 그쳤던 반면 올해 들어 상반기에는 133대 1, 하반기에는 163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서울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선 데다가 새아파트 분양가가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본 수요자들이 청약에 서둘러 나서면서 분양 시장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땅집고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집계한 결과, 부동산 시장이 본격 침체하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9개 단지 평균 청약 경쟁률이 13.73대 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 분양했던 대표적인 아파트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이다. 총 1만2032가구 규모인데 이 중 1순위 청약에서 3695가구에 대한 청약자를 모집한 결과 2만153명이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을 계산하면 5.45대 1에 그친다. 서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역대급 매머드 아파트인 만큼 10만명이 청약에 나설 것이라는 ‘10만 청약설’까지 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 강북구 장위4구역을 재개발하는 ‘장위자이 레디언트’도 마찬가지다. 총 2840가구 규모 대단지로 이 중 1330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평균 경쟁률로 8.1대 1을 기록했다. 모집 수는 채웠지만 계약 단계에서 약 40%(537가구)가 이 아파트 계약을 포기하면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시장 침체로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든 가운데 분양가가 전용 84㎡(34평) 기준 최고 10억원대를 웃도는 바람에 많은 청약자들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집값도 서서히 오르는 등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새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총 9개 단지 청약 경쟁률이 평균 133.24대 1로 집계됐다. 약 2년 전인 2022년 하반기(13.73대 1)와 비교하면 경쟁률이 10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단지는 광진구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였다. 총 215가구로 짓는데 1순위에서 45가구를 모집한 결과, 총 2만2235명이 청약해 평균 494.11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세 대비 2억~3억원 정도 저렴하게 책정된 분양가 때문에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아파트 84㎡ 분양가는 12억480만~12억7480만원이었다. 같은 84㎡ 주택형 기준으로 인근 구의동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가 올해 5월 15억4000만원, 지난해 8월 분양한 인근 ‘롯데캐슬 이스트폴’이 최고 14억9000만원에 분양했던 것과 비교하면 저렴하다는 말이 나왔다.
이어 서초구 잠원동에 분양한 ‘메이플자이’도 경쟁률이 평균 442.32대 1로 높았다. 8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3만5828명이 신청했다. 분양가가 3.3㎡(1평)당 6705만원으로, 당시 강남3구에서 분양했던 아파트 중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는데도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것이다. 59㎡(25평)를 17억3300만~17억4200만원에 분양했는데, 인근 ‘신반포자이’나 ‘반포리체’ 등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7억원 이상 저렴해 청약 수요를 끌어모았다.
올해 하반기 청약 경쟁률은 평균 163.95대 1로 상반기(133.24대 1) 대비 더 뛰었다. 다만 이 기간 분양에 나선 단지가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1개 단지밖에 없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성북구 장위동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 등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 분양하는 핵심 단지마다 수백대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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