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은 "가계부채 관리 필요" vs 국토부 "섣부른 금리 인하"…서울 집값 면피논쟁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7.12 10:47 수정 2024.07.12 15:56

[땅집고] 지난 5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11억9280만원)이 문재인 정부 2022년 4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한국은행과 국토부 수장이 집값 상승 상황에 대해 책임 회피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시절 집값폭등과 관련, 한은과 국토부가 각각 ‘공급부족 책임론’과 ‘금리 인하 과잉유동성 책임론’을 제기하면 면피 논쟁을 벌였다.

[땅집고]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월에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완만하게 오를 거로 봤는데, 그때보다 조금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안정에 대한 고려가 커졌다”며 “가계부채 수준을 중장기적으로 낮춰가는 게 중요한 만큼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한다거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신호를 줘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특정 지역의 주택 가격을 한국은행이 조절할 수는 없지만, 수도권의 주택 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상승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발언했다.

한은 총재의 발언은 최저 1%대 금리의 신생아특례대출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1월 말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규모가 출시 5개월 만에 6조 원에 달했다. 신생아특례대출은 국토부가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운영하는 제도이다.

같은 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집값상승이 금융장세라는 발언을 했다.

[땅집고] 11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11일 국토교통부 기자 간담회에서 박 장관은 “(집값이) 추세적으로 상승 전환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말하면서 “수급의 문제이기보다 금융장세적 성격이 강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긴축재정부터 시작해 가계부채 문제를 크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 금융장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집값 상승이 주택의 공급 문제보다는, ‘금리 인하 기대감’ 또는 ‘금리 상황’ 등 한은의 가계부채 관리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아파트를 제외한 빌라·오피스텔 등의 다양한 주거 상품의 수요가 떨어지고, 공급생태계가 붕괴된 것이 집값 상승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와 한은 모두, 집값 상승 국면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의 관계자는 “빌라 시장이 붕괴됐고 아파트 전세도 고금리 상황에서 매매·전세금이 동반 상승하면 4년간 거주한 뒤 그 수준의 같은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인식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매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아파트 구입’ 외에는 다양한 주택 유형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공급망도 파괴된 것이 집값 상승의 큰 원인”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시절 집값이 치솟자 한국은행은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거론하면서 책임을 국토부로 돌렸다. 지난 2021년 8월 14차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한은은 집값 상승 요인을 “공급 부족”으로 꼽았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김현미 장관은 투기억제 정책에도 집값이 계속 치솟자, “금리 인하 되면서 집값이 상승했다” 며 저금리 탓을 했다./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월세 300만원인데 대기만 300명?! 초고령화 사회 한국, 시니어 주거 시설은 턱 없이 부족, 블루오션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 땅집고M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화제의 뉴스

쇼핑몰 치우고 오피스 채운다…신도림 디큐브·한양대 엔터식스 용도전환
"올해 입주 신축도 가능" 1억대로 살 수 있는 인천 저평가 아파트 5곳
"주차장만 무너졌는데, 멀쩡한 아파트 왜 5천억씩 들여 재시공하나"
공공 매입임대 약정 건수 12만5천건 돌파…심의 통과는 3만5천건
"영종도에 K엔터시티 만든다" 한상드림아일랜드, 빌보드코리아와 제휴

오늘의 땅집GO

"주차장만 무너졌는데, 멀쩡한 아파트 왜 5천억 들여 재시공하나"
"올해 신축도 가능" 1억대로 살 수 있는 인천 저평가 단지 5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