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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3만 가구 빌라 전세 수요 쏠린 탓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 급등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7.12 07:30

[땅집고]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59주째 상승한 가운데, 아파트 전세금 급등의 원인이 빌라시장에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땅집고]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조선DB


통상 아파트 전세금 변동은 결혼·출산 등에 따른 새로운 인구 변화나 기존 주택 수요 변동 등으로 수요가 변화하면서 가격이 오르내리는데, 이 같은 과거의 추이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세금이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 서울 아파트 전세가 오르는 이유…“빌라에서 아파트로 3만3000가구 대이동”

11일 IBK투자증권이 9일 발표한 ‘서울 아파트, 왜 전세가는 오르는가’라는 제목의 리포트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 수요 변동은 빌라의 역전세와 전세사기에서 비롯된 빌라 기피 현상이 주요 원인”이라며 “빌라 기피현상으로 연간 약 3만3000가구 아파트 전월세 추가 수요를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전세금이 급등했던 시기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상승 양상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은 “2008~2012년 금리는 하락하는 시기였으며, 상대적 높은 전세가율을 바탕으로 지방 매매가 선제적 반등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반면, 현재는 높은 금리가 유지되고 있으며, 아파트 전세가율은 높아진 금리 대비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2008~2012년 아파트 시장은 안전자산이라 불리기 힘들 정도로 불안정한 시장이었다”며 “2012년 수도권 아파트 경매건수는 약 3만건을 기록하며 빌라 1민2000건보다 높았고, 미분양 물량은 4만가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2023년 수도권 아파트 경매건수는 약 1만건으로, 미분양 물량도 약 3000가구 수준인데, 빌라 경매건수는 2만3000가구로 과거보다 주거 안정성이 불안정해진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 “빌라 공급 경고등…임대차 시장 정상화 과정 필요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IBK투자증권은 ‘빌라 임대차 시장 안정화’를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빌라의 매매가격이 단기간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봤다.

IBK투자증권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LH 매입을 통한 전세 임대 공급 ▲HUG 보증보험 감정가 기준 도입 등의 대책은 서울 및 수도권에만 국한된 것에 그친다”며 “지방 부동산 반등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심 재정비 사업을 통해 아파트 1채 들어서면 그 자리를 차지한 다세대·연립 빌라 4~5채가 소멸된다”며 “서민 실수요자들의 주거 공간이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가운데, 빌라 공급난까지 겹치면 도심 전반의 주거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어 평년 수준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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