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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기 신도시 '선 교통 후 입주' 정책, 결국 국토부 "뻥 공약"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4.07.04 07:30

 


[땅집고] 3기 신도시 아파트 입주와 교통망 개통 시점을 맞춰 신도시 개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하겠다던 정부의 ‘선 교통 후 입주’ 정책이 결국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기 신도시로 지정한 5곳 모두 첫 입주한 뒤 지구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전철이 하나도 없어, 입주자 대부분이 3~4년 이상 허허벌판에서 교통 불편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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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하남선 개통, 2028년→2032년으로 4년 이상 밀려…5년 동안 허허벌판

이달 3일 3기 신도시 중 서울 강남권인 송파구와 가까워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경기 하남 교산신도시의 핵심 교통망, ‘송파하남선’ 노선이 공개됐다. 송파하남선은 현재 지하철 3호선 종점인 서울 오금역을 연장해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와 교산신도시를 거쳐 5호선 하남시청역까지 연결한다. 총길이 11.7km로, 교산신도시에는 신설역 3개가 지어질 예정이다. 개통 목표일은 2032년 12월이다.

 


문제는 노선 개통이 교산신도시가 처음으로 입주하는 2027년보다 5년 이상 느리다는 것. 당초 정부가 교산신도시 입주와 송파하남선 개통을 모두 2027~2028년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공언했었다. 신설역 위치 등 노선 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면서 개통목표일이 기존 2028년에서 2032년으로 밀린 탓이다.

교산신도시에서 가장 처음으로 입주할 것으로 보이는 단지는 총 1115가구 규모 대단지인 A2블록이다. 이 중 1056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2021년 진행했고, 올해 12월 착공해 2027년 7월 입주가 목표다.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계룡건설산업·동부건설·흥한주택종합건설·파레나)이 공사를 맡는다. 하지만 입주 후에도 교산신도시를 지나는 전철 노선이 하나도 없어, 입주민들이 최소 5년 이상은 허허벌판 생활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 왕숙·창릉·대장신도시도 마찬가지…입주 후 교통망 ‘제로’

 


나머지 3기 신도시 4곳에서도 ‘선 교통 후 입주’ 정책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먼저 3기 신도시 중 총 6만6000여가구로 개발해 규모가 가장 큰 경기 남양주 왕숙신도시는 첫 아파트 입주일과 전철 개통 시점이 3년 이상 차이난다.

왕숙신도시에 신설하는 ‘왕숙역’(가칭)에는 총 3개 노선이 지날 예정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9호선 연장선인 강동하남남양주선, 경춘선이다. 트리플 역세권인 만큼 왕숙신도시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역이지만, 역사 가동 시점이 2030년으로 최초 입주일(2027년 3월)보다 3년 이상 느리다.

GTX-B노선은 올해 3월 착공식을 열었지만, 금리·공사비 등 문제로 착공이 지연돼 2030년 개통을 바라보고 있고, 강동하남남양주선은 2026년 착공 및 2031년 개통이 목표다. 경춘선의 경우 현재 기존 노선에 왕숙역을 신설하는 데 대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고양 창릉신도시와 부천 대장신도시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2027년 입주하는 창릉신도시에는 GTX-A노선과 경전철 고양선이 지나는 창릉역이 들어선다. 파주 운정에서 서울을 거쳐 화성 동탄까지 GTX-A노선의 경우 구간을 나눠 순차적으로 개통한다. 전체 노선 중 수서~동탄 구간이 올해 3월 먼저 개통했고, 연말 운정~서울 구간이 이어서 운행할 계획이다. 창릉역의 경우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지정하면서 뒤늦게 추가된 역이라 2028년쯤 개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창릉신도시 입주보다 1년쯤 늦는 셈이다. 고양선은 2026년 착공, 2031년 개통 예정이다.

대장신도시의 경우 2029년 입주하지만 핵심 교통망인 대장홍대선이 입주 1년쯤 뒤인 2030년 개통 예정이다. 대장홍대선은 대장신도시에서 서울 화곡·상암·DMC 등을 거쳐 2호선 홍대입구역까지 연결한다. 올해 말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인천 계양신도시는 인천 지하철 1호선 박촌역이 인근에 있다는 이유로 당초 별다른 교통망 신설 계획이 없었다.

건설부동산 업계에선 당초 지하철 등 교통망 계획이 나오는 경우 정부가 발표한 개통 예정일보다 최소 4~5년 연기되는 것은 예삿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애초에 ‘선 교통 후 입주’ 정책 실현 가능성 자체가 희박했다”며 “정부 말을 믿고 3기 신도시 아파트에 청약한 사람들만 희망고문하는 결과만 낳게 됐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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