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경기도 사업취소로 CJ라이브시티 7000억 공중분해…투자한 CJ그룹도 타격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7.04 07:30

‘사업 무산’ CJ라이브시티 부채비율 4737%로 급등…모회사 CJ ENM도 재무 충격

[땅집고] 경기 북부 최대 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CJ라이브시티 개발이 계약 해제로 백지화하자, 그간 시행사가 투자한 비용에 대한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땅집고] 공사가 중단된 CJ라이브시티 아레나 공사 현장. /김리영 기자


CJ라이브시티가 지금까지 들인 사업비는 숙박·상업시설 부지(A, C) 매입 비용 약 1940억원을 포함해 7000억원 규모로 알려진다. 매입한 토지도 실시협약에 묶여 경기도에 반환해야 한다. 그동안 여러 금융사와 모회사인 CJ ENM 등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사업을 추진한데다, 국토교통부까지 구원투수로 나서 중재안을 마련했음에도, 개발이 무산되면서 시장에 고스란히 손실이 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CJ그룹 전반의 재무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경기도, 국토부 PF중재안도 거부하고 사업 백지화

경기도의 공모로 추진된 CJ라이브시티 개발 사업은 총 비용 2조원 규모 대형 민관합동사업이다. 작년에 국토교통부가 건설투자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를 막기 위해 10년 만에 재가동한 민관합동 PF 조정위원회의 중재를 받은 대표 사업지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국토부는 14조원 규모로 위기에 놓인 PF사업지에 대해 조정안을 마련했다. CJ라이브시티 개발을 비롯해 ▲인천검암 플라시아 복합환승센터(1조5000억원) ▲김포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단(1조3000억원) ▲고양관광문화단지 숙박시설사업(7000억원) ▲덕산 일반산단(1000억원) 등에 각각 조정안을 제시했고 조정안은 대부분 수용됐다. 일부 협상에 난항을 겪은 곳도 있지만, 아예 사업 자체가 무산된 곳은 CJ라이브시티가 처음이다.

국토부는 조정안을 통해 경기도에 CJ측의 비용 절감과 유동성 확보 방안을 지원해줄 것, 완공 기한을 연장해줄 것, 지체상금을 감면해줄 것 등을 권고했다. 대신에 CJ 측에는 감면된 지체상금만큼 지역발전을 위한 공공기여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 중재안이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직까지 PF조정위는 법정위원회가 아닌, 훈령으로 운영되고 있어 조정안 등 권고 사안에 대한 법적 강제력이 사실상 없다.

경기도는 “자체 법률 자문을 통해 중재안대로 할 경우 경기도가 특혜·배임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후 사업 기간 종료에 따라 계약을 해지했다.

■ 2층 짜리 골조만 덩그러니…매몰비용만 ‘7000억원’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CJ라이브시티의 부채는 총 6486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737%에 육박한다. 지난해까지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가 어느정도는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과중한 수준이다.

개발 사업 초기 단계로 매출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매출액은 290만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이 240억원, 당기순손실이 22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땅집고]CJ라이브시티의 2018년~2022년까지 재무안정성 추이. /한국신용평가


사업이 무산되어 그동안 투자했던 금액이 모두 손실로 잡힐 예정이다. CJ라이브시티, 업계 등에서는 매몰 비용을 7000억원으로 추산했고, 경기도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는 그간 키움증권, KEB하나 등의 금융사로부터 유동화대출, 사모사채 등을 일으켰다. 기업어음도 다수 발행했다. 현재 공시된 부채 대부분은 앞으로 1년 이내 상환해야 한다.

CJ라이브시티는 CJ ENM이 출자한 회사로, CJ라이브시티의90% 지분을 CJ ENM이 갖고 있다. CJ ENM이 지난해까지 약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해준 상황이었다.

그러나 CJ ENM의 재무상태도 먹구름이 껴 있다. CJ ENM은 지난해말 연결기준 146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당기 순손실만 3967억원 규모였다. 매출은 4조3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CJ ENM의 순차입금은 2조1565억원으로 전년(2조2746억원) 대비 다소 감소했지만, 2021년(6872억원) 이후 급격한 순차입금 증가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 “그룹 전반에 영향… CJ ENM 재무부담 늘어날 것”

지난 1월까지만해도 CJ라이브시티 재무상태 대한 신용도는 안정적인 편이었다. 투자 사업을 일으켜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모회사가 든든히 재무지원을 해주고 있고, 국토교통부의 중재안 신청도 순조롭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 기업어음에 대한 신용평가가 올해 1월 기준 ‘안정적’(A1)이었다. 한신평은 “모회사의 재무적 융통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한신평은 “CJ라이브시티 사업 관련 진행 상황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CJ ENM이 CJ 라이브시티의 사업계획 재점검, 지분 투자 최소화 등을 통해 투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지만, 유의미한 수준의 재무부담 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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