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조 내고 인수? 분위기 냉랭" 매각 난항 '홈플러스', 폐점 줄줄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6.29 07:30

[땅집고]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홈플러스 목동점이 폐점했다. 2001년 3월 까르푸로 시작해 홈에버, 홈플러스로 바뀐 이후 23년 만에 영업을 종료한 것이다. 목동 신시가지 일대에는 2만5000여가구가 거주하는, 대형마트는 이마트 목동점과 킴스클럽만 남게 됐다.

[땅집고] 지난 1일 영업을 종료한 서울 양천구 목동 홈플러스 목동점. /홈플러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있는 홈플러스 안양점도 다음달 영업 종료를 앞뒀다. 호계동에는 최근 ‘평촌어바인퍼스트’(3850가구), ‘평촌센텀퍼스트’(2886가구), ‘평촌더샵아이파크’(1174가구) 등 신축 대단지가 입주했고, 2026년 ‘e편한세상평촌어반밸리’(458가구)도 입주할 예정이다. 규모로 보면 미니 신도시에 버금가는 주택가가 조성되고 있지만, 홈플러스 안양점이 문을 닫으면 이 일대에서 반경 2km 이내에 갈 수 있는 대형마트가 한 곳도 없게 된다.

이마트에 이은 또 하나의 국민마트 홈플러스가 자산 유동화를 위해 홈플러스 매장을 본격 매각하면서 주택가에 하나둘 씩 마트가 사라지고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들이 유통업계를 잠식하면서 오프라인 대형마트 입지가 좁아진 탓이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본격적으로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매수자도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육류나 채소·과일 등의 신선식품은 직접 보고 구입하는 소비자도 많아 사라진 매장 인근 주택가 주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 하나 둘 문 닫는 대형마트…사라진 점포 주변 주민들, “고기와 채소는 어디서 사나”

홈플러스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21년 홈플러스 안산점(2만7000㎡) 폐점 이후부터다. 전국 각지에 있는 매장 부지를 하나 둘 팔기 시작했다. 대전탄방점(908억원), 대구점(1279억원), 대전둔산점(3802억원)에 이어 부산 가야점(3500억원), 동대전점(1400억원) 등이 그간 매각됐고, 지난 2월 부산 서면점을 폐점한 데 이어 이달 목동점까지 문을 닫았다. 이어 대전 서대전점, 경기 안양점도 오는 7월 영업 종료를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총 20여개의 점포를 폐점하거나 매각 후 재임차했다.

[땅집고]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조선DB


이는 2021년 무렵부터 MBK파트너스가 본격적인 자산 유동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MBK는 2015년 9월 홈플러스를 업계 최고가인 7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그간 점포를 폐점하거나 매각 후 재임차하는 방식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4조원에 가까운 빚을 갚았다.

하지만 자산 유동화에 돌입한 시기인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 홈플러스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1994억원, 당기순손실은 5743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모펀드에 인수되기 전인 2014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2400억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유통업계 흐름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이 줄어들며 실적 악화가 지속됐다.

■ 알리도 ‘절레절레’…몸값 낮아지는 대형마트

최근에는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는 식으로 본격적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매수의사를 밝히는 기업이 없어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땅집고]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영상. /알리익스프레스 유튜브 캡쳐


지난주에는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것이란 소식이 퍼졌으나, 최근 알리 측이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인수에 선을 그었다.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가 국내 유통 기업과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한다"며 "해당 인수합병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른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 GS리테일과 BGF리테일 역시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매도-매수자간 홈플러스의 몸값에 대한 인식차도 상이하다. MBK파트너스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000억원의 10배인 최대 1조원을 희망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4000억원 수준으로 가치를 매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BBB+→BBB)하고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기평은 “고정비 부담이 높은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구조와 집객 비용 부담 등이 수익성 개선 여력을 제약할 것”이라며 “영업실적이 부진해 재무구조 개선이 더디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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