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17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연세대 출신 인기 유튜버 ‘달씨’(Darcie·제민영)가 전세 사기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소위 ‘폭탄 돌리기’에 가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 곳곳에서 전세 사기 사건이 터지면서 20~30대 청년들이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잃고,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많았던 터라 달씨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2일 달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최근 전세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집주인과 연락이 전혀 안돼 보증금 1억6500여만원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달씨는 직접 새 세입자를 구해서 보증금을 챙긴 뒤 집을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달씨는 “(집주인 아줌마가) 이 집에 다른 세입자가 들어오면 그 분의 보증금을 나를 주겠대, 그럼 나는 나가면 돼”라며 “이게 가장 괜찮은 방법이죠?”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 전세사기가 판을 친다고 뉴스에 온 동네방네 난리가 나서 전세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었다”며 “집을 내놨는데 (집주인이) 부동산에 광고도 안 내서, 직접 반경 5km 안에 있는 모든 부동산에 가서 매물을 걸어놨다”고 했다.
새 세입자를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 결과 이 집에 전세 계약하고 싶다는 예비 세입자가 등장했다. 하지만 계약 과정에서 자료상 집주인이 국세를 체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계약이 결국 불발됐다.
달씨는 “계약하겠다는 세입자가 나타나는 순간, 계약서를 쓰는 날까지 1분 1초가 고통이었다. 그 사람이 마음을 바꿀까봐”라고 했다. 이어 그는 “요즘 집주인의 국세 체납기록을 떼보는 것이 의무”라면서 “세입자가 (집주인의 체납 사실을) 확인한 뒤 계약을 무르고 갔다”며 “나의 유일한 희망, 파랑새였던 그 분이 가셨다”고 토로했다.
이 영상을 접한 구독자들은 달씨가 전세 사기가 터진 집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려 한 행동이 ‘폭탄 돌리기’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본인이 전세 사기를 당해봤으니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텐데, 나 살자고 남을 죽이려고 했다니 소름끼친다”, “전세 사기 폭탄 돌리기 하려던 심보를 영상으로 버젓이 공개하다니 지능이 의심된다”라는 등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여론이 악화하자 달씨는 영상을 삭제한 뒤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에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제 의도는 결코 폭탄돌리기와 같은 무책임한 행동이 아니었다”며 “공인중개사나 주변 사람들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보는 것도 방법이라 해서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변호사인 사촌오빠에게 조언을 얻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새 세입자를 구하는 것이 법적인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고 차라리 명의를 받는 것이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해서 그 말을 따랐다”며 “그래서 저는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 (전세 사기 주택) 명의를 받게 됐다”고 전했다.
달씨는 “제가 무지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행동하며, 더 많은 배움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사과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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