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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무덤된 제주…외지인에 고분양가 덤터기 작전 실패 탓?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4.06.24 07:30
[땅집고] 제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월 말 기준 제주 미분양 주택은 2837가구로 전월과 비교해서 14.2% 늘었다./연합뉴스


[땅집고] 제주살이 열풍 등으로 호황을 누렸던 제주도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제주 미분양 주택은 2837가구다. 전월과 비교해서 14.2% 늘었다. 2021년 말(836가구)의 3배 수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은 1241가구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44%에 달했다. 이 역시도 역대 가장 많은 숫자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 1만2968가구의 10분의 1이 제주도에서 나왔다. 경기도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분양 통계가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으로 집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30가구 미만 타운하우스 등이 많은 제주 지역 특성상 통계 누락된 미분양 물량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양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원인으로는 고분양가가 꼽힌다. 4월 기준 제주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3.3㎡(1평)당 2482만원으로 전국에서 서울(3891만원)과 대구(3066만원) 다음으로 높다. 전국 평균 1770만원과 비교해도 평당 7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제주 건설업자들은 최근 자잿값·인건비 등 공사비가 상승한 것과 더불어 물류 비용 등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분양 단지의 대다수는 외지인, 투자자를 주요 수요층으로 삼는 고분양가 주택이 많다. 외지 유입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고분양가 정책을 계속 쓰면서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 인구는 지난해 14년 만에 처음으로 1678명의 인구 순유출을 기록했다. 외지인 주택 구입 비율도 2021년 31.4%, 2022년 27.1%, 지난해 23.0%로 줄곧 감소 중이다.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자 한 시행사는 분양가를 20%가량 낮추거나 계약 전 한 달 실기 후 분양, 분양 대금을 가상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늘었지만 계약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4월 한 달간 제주에서 주택 매매거래량은 514건으로, 같은 달 기준으로 2010년(429건)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52건에 비해 44.6% 감소한 수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 거래량이 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외지인 고분양가 덤티기로 외면 받은데 이어 관광 1번지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은 384만5463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만8000명가량 줄었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이나 동남아로 떠났다. 관광지 식당 등 물가가 크게 오른데다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자영업자들은 비계 삼겹살 논란 이후 외지인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한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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