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문정부의 '빵'투아네트 교훈 잊었나…국토부, 주택공급 골든타임 놓쳤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6.20 09:43 수정 2024.06.20 11:26

[기자의 시각] “집값 폭등 재현될 것” 전망…주택 공급 비상사태 다가온다

[땅집고] 윤석열 정부가 지난 19일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신혼부부와 출산가구를 위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놨다. 올해만 벌써 다섯번 째 공급 대책이다. 윤 정부는 출범 이후 3년 동안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무려 27건이나 발표했다.

[땅집고]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스1


하지만 여전히 수도권에 공급 부족을 해결할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공사비와 금리 인상 여파로 건설 경기마저 얼어붙으면서 주택공급 급감에 따른 집값급등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올 들어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을 담은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 대책(1.10),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3.28),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물량 공급 계획(5.22), 비 아파트 매입임대 등 전세시장 안정화 대책(3.19·6.17) 등을 발표했다. 이어 19일 신혼부부와 출산가구를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 2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대책이 이어졌다.

건설 경기가 지금처럼 침체된 상황에서 주택은 하루 아침에 뚝딱 만들어낼 수 없다. 문 정부 시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새워 만들었을 것”이라며 주택 공급 정책의 어려움을 호소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김현미 장관만 아파트 생산기간이 4~5년이 넘는다는 것을 몰랐다며 ‘빵투아네트’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빗대며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주택공급은 당장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문 정부의 잘못은 주택공급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투기꾼 잡겠다고 설치다가 집값 폭등 후 허겁지겁 주택공급에 나섰다는 것이다. 당시 발표했던 3기 신도시는 아직 토지 보상도 끝내지 못한 곳이 허다하다. 신도시는 계획 발표에서 토지보상, 인프라 건설, 아파트 건설 등을 포함하면 10년이 걸리는 대역사이다.
더욱이 지금처럼 고금리로 수요가 얼어붙고, 야당이 다수당으로 법령 한 줄 마음대로 고칠 수 없는 상황에선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정부의 상황이 어떻든, 주택 공급 계획만큼은 미리 대비했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해온 대규모 공공주택 사업인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은 이번 정부들어 자취를 아예 감춰버렸고, 공공분양 인허가 및 착공 역시 역대급으로 물량이 줄었다.

올해는 뉴홈 공공분양 공급 계획도 사라졌다. 주택 공급을 위해 힘을 쏟을 LH 등의 기관에는 인력과 비용 투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상황은 더 악화했다. 그 사이 주택 공급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땅집고]작년 주택공급계획 대비 실적./국토연구원


현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확대로 문정부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공약으로 집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아쉽다. 집권 2년간 공급이 급감, 전문가들이 공급 급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수도 없이 경고했지만, 정부가 수수방관한 것은 지금보면 어쩌면 미스테리이다. 정치인 출신 장관이 주택정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이 주택공급 확대가 자신의 공약이었던 만큼, 단 한번이라도 통계를 챙겼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택시장에 진입하는 30세 도달 인구가 2030년까지 50만가구 안팎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19일 인구 비상사태를 선언했지만, 주택 시장은 더 빠르게 공급 비상사태가 다가오고 있다. 젊은 세대가 내년부터 자녀를 2~3배로 출산한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공급 대책만으로 이들이 살아갈 집을 구하긴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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