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혜택 받았지만, 공공시설 개방 약속 어겨
이전고시 취소에 일반 분양자 재산권 행사 난항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 3차·경남아파트 재건축)가 스카이브릿지를 비롯해 도서관, 지역공동체 지원센터, 아이 돌봄 센터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조건으로 용적률 등 혜택을 받고도 이를 지키지 않아 이전고시와 조합 해산이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8월 입주했지만, 이전고시가 이뤄지지 않아 일반분양자들의 매매, 대출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가해지고 있다.

조합은 당초 19일 총회를 통해 조합 해산과 청산인 선임에 나서려고 했으나, 서초구청이 ‘이전고시’를 취소하면서 일정이 7월로 밀리게 됐다.

이전고시는 재건축으로 조성한 부지와 건축물 소유권이 분양받은 사람에게 이전됐음을 알려주는 절차다. 이전고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유권 이전 등기가 안 돼 매매가 어렵고,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도 받을 수 없다. 총회를 통해 조합 해산ㆍ청산인 선임이 이뤄지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고, 조합원에 대한 추가 환급금 지급 절차를 거치게 된다.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이 준공 10개월이 지나도록 인허가 당시 약속한 커뮤니티 시설 개방 약속을 지키지 않자, 서초구는 지난 7일로 예정한 이전고시 취소를 통보했다. 과거 주민 편의 시설을 지어 공공에도 개방하겠다고 해 용적률 혜택 등을 받았으나, 정작 아파트가 준공하자 “전면 개방은 싫다”며 말을 바꾼데에 대한 초강수 조치를 취한 것이다.

조합은 2017년 한강 조망이 가능한 스카이브리지를 비롯해 지역 공동체 지원 센터, 아이 돌봄 센터 등 8047㎡ 규모의 아파트 시설물 13곳을 공공에 개방하는 조건으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는 혜택을 받았다. 특별건축구역이 되면 건폐율, 용적률, 건축물 높이 제한 등에서 완화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이 단지는 작년 하반기 입주 이후 공공시설 개방을 미루고, 외부인 출입을 막는 펜스 설치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주체는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다. 이들은 “래미안 퍼스티지, 아리팍 등 반포2동 주민에게만 개방하자”는 입장이다. 이견이 지속하자 조합이 서초구청에 ‘공공개방 시설 협약서 파기 공문’을 제출, 이전고시 취소로 이어진 상황이다.

이들은 “단지 내부 시설이나 보행로를 일반에 개방하면 보안이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혜택만 챙기고, 의무는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총 2990가구 규모의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한 뒤 명실상부한 서초구 반포동 일대 대장아파트로 자리를 잡았다. 일반 대단지 아파트에서 흔치 않게 호가가 300억원에 가깝게 올라간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래미안원베일리 최고층인 35층 전용면적 234㎡ 펜트하우스가 280억원에 시장에 나왔다. 펜트하우스는 거실 2개에 방 5개, 욕실 3개, 테라스 4개 등을 갖췄으며 월 관리비만 100만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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