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국내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가 조합장에게 성과급 10억원을 지급하기로 확정했지만, 일부 조합원이 반발해 법적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신반포 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19일 반포동 세빛섬에서 ‘조합 해산 및 청산인 선임을 위한 총회’를 열고, 김석중 조합장에게 10억원 성과급을 지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조합장의 노고와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 조합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 비용 보상 등이 지급 사유다. 앞서 조합은 총회 개최를 위해 전날(18일) 오후 6시까지 조합원들에게 서면 결의서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은 조합장 성과급 지급에 반발하며 조합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김 조합장이 조합을 부실 운영하고 부정 선거를 치르는 등 조합에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며10억원 인센티브 지급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조합장은 기본급만 연 9000만원에 상여를 포함하면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기 때문에 성과급까지 줄 필요는 없다”고 했다. 더구나 김 조합장이 위장 세입자를 내세워 조합 자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돼 2심까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는 등 조합원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성과급 지급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3일부터 아파트 주변 도로 곳곳에 조합장 성과급 지급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조합 측은 조합장 성과급이 오히려 매우 적은 편이라고 주장한다. 한형기 조합 사무총장은 “김 조합장의 경우 10억원 성과급을 받아도 세금을 떼면 5억원가량 남는다”면서 “김 조합장은 재건축 과정에서 30여건의 소송을 당해 사비로 이미 3억~4억원을 썼기 때문에 사실상 성과급으로 가져가는 돈은 1억원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2015년 ‘정비사업 조합 등 표준 행정업무 규정’을 개정해 조합 임원에 대해 임금, 상여금 외에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이라 성과급 지급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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