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광주시에서 ‘하이엔드’를 내세우며 최고 21억원에 분양했던 아파트에서 하자가 대거 발생해 수분양자들이 입주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문제의 아파트는 2022년 분양했던 광주시 동구 궁동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다. 지하 4층~지상 25층, 총 99가구로 규모는 작지만, 전용 84~230㎡ 중대형 및 펜트하우스로 구성해 고급화에 나선 점이 특징이다. 시공은 한신공영이 맡았다.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 전용 163㎡ 주택과 펜트하우스는 층고가 5.8m로 높아, 광주시 최초로 집 안에서 가족들과 생활 영역을 분리할 수 있는 ‘2층집’으로 짓는다고 홍보했다. 하이엔드로 설계한 만큼 분양가도 다소 높게 책정됐다. 3.3㎡(1평)당 분양가가 2230만원으로, 당시 광주지역 평균 분양가(1530만원)보다 1.5배 정도 높았다.
국민평형인 84㎡의 경우 최소 6억6610만원에서 최고 7억6500만원으로 인근 아파트 대비 2억원 정도 비쌌다. 면적이 큰 163㎡의 경우 13억~15억원대, 펜트하우스인 226㎡과 230㎡ 역시 20억~21억원대로 광주시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높은 분양가가 매겨졌다.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청약 결과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총 99가구 전체를 일반분양했는데 지금까지도 60여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진짜 문제는 올해 5월 말부터 진행한 사전 점검일에 터졌다. 각 집마다 100~150건에 달하는 하자가 발생하고, 공용 공간에서도 수백건 시공 불량이 집계된 것. 구체적으로는 ▲벽지 마감 불량 ▲화장실 변기 미설치 ▲공용 공간 보수 불량 ▲화장실·거실 전선 노출 ▲스위치·싱크대·타일 등 마감 상태 불량 ▲계단 손잡이 미고정 등이 지적됐다.
수분양자들은 비싼 분양가를 자랑하는 만큼 이 단지가 고급으로 지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입주 거부하며 시공사인 한신공영 측에 하자보수를 촉구하며 문제에 대한 보상으로 중도금 이자 대납, 2년간 잔금 납부 유예, 분양가 하향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인허가권자인 광주 동구청에는 입주 시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달 14일 수분양자 20여명은 광주 동구청 앞에서 가진 집회에서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호텔급 인테리어를 적용하겠다며 입주 예정자들을 꼬드겨 주변 아파트보다 평당 400만~500만원 비싸게 분양해놓고 부실시공을 했다”며 “동구청은 준공 승인을 취소하고 입주 시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조치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수분양자들 주장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마감재에 대한 하자는 중대한 하자로 보기 어려워 구청이 내리는 준공 승인과 크게 관련이 없는 사항”이라면서 “행정 조치가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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