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요동치는 집값] “GTX 시대 곧 온다”…거래량 늘고 신고가 속출하는 은평구

[땅집고] 지난 14일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 아파트로 둘러싸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4번 출구 롯데몰로 곧장 연결되는 통로가 보였다. 롯데몰을 통해 바깥으로 나오니 지상 33층 ‘은평스카이뷰자이’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건너편에는 북한산을 등지고 은평뉴타운 단지가 들어서 있었다. 구파발역 서쪽으로 한 블록쯤 이동하니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도 눈에 띄었다. 북측에 있는 ‘은평뉴타운꿈에그린’ 아파트에는 이사 사다리차가 짐을 나르고 있었다.

은평뉴타운은 서울 서북쪽 끝자락인 은평구 진관동·구파발동 일대에 개발한 미니 신도시. 2008년부터 입주를 시작해 주택 1만7000가구, 약 5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서쪽으로 경기 고양 덕양구, 남쪽으로 마포구와 각각 접한다. 신축 아파트를 비롯해 롯데몰, 대학병원, 스타필드고양, 이케아 등 인프라가 잘 갖춰졌지만 외곽인데다 교통 여건이 열악해 그간 집값 상승폭은 낮았다. 하지만 최근 은평구 아파트 매수세가 살아나고 신고가도 나오기 시작했다.

■ “은평뉴타운, 5월부터 거래량 증가…가격도 오름세”

은평뉴타운은 최근 실수요자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9억원 이하 신축 매물이 많은 것을 강점으로 꼽는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투자자보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은평뉴타운에서도 매수세가 살아난다는 분석이다.

지난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상림8단지 롯데캐슬’ 101㎡(이하 전용면적)가 지난 3일 10억7000만원(10층)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2020년 12월 10억4000만원(11층)에 팔린 이후 3년 넘게 거래가 없었다. 올해 4월 10억4800만원(7층)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한 차례 기록했는데, 두 달 만에 또 가격이 올랐다.

8단지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2021년 84㎡가 10억원 넘는 가격에 팔렸기 때문에 101㎡가 10억원대에 팔린 것을 신고가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최근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집값이 오름세이고 101㎡는 13억원대를 호가한다”고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은평구는 이달들어 중순까지 신고가 거래를 기록한 아파트가 9곳이나 쏟아져 나왔다. 응암동 ‘e편한세상백련산’ 59㎡는 7억50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보다 8000만원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주택 84㎡는 8억7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보다 3000만원 상승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59㎡도 지난 1일 9억9500만원에 팔려 무려 4500만원 오르며 신고가를 다시썼고, ‘힐스테이트녹번역’ 같은 주택형도 9억80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다.

■ GTX-A 연신내역 하반기 개통…“신축 많은 뉴타운, 꾸준히 오를 것”

은평뉴타운의 가장 큰 단점은 교통 체증이다. 은평뉴타운에서 서울 도심 방향으로 뚫린 도로는 통일로 뿐이다. 출퇴근 시간대 파주와 고양에서 나오는 차량과 겹치면서 통일로는 서부간선도로에 맞먹는 속칭 헬게이트가 열린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연말쯤이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하면서 교통 체증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한 집값 상승 여파가 외곽까지 퍼지면서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뉴타운은 신축이 몰려 있어 살기 좋고, 실수요자가 좋아할 환경을 고루 갖춰 노후 단지보다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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