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기 기준 3년 만에 최다를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부동산 시장 반등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16일 부동산 R114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6월 14일 현재 계약일 기준)은 총 1만7980건이다. 반기 기준으로 2021년 상반기(2만5820건) 이후 가장 많았고, 지난해 하반기(1만6653건) 대비 8% 증가했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올해 상반기 실거래가도 상승하며 전고점의 88% 수준까지 회복했다.
6월이 아직 2주가 남았고, 5~6월 매매 거래 신고기한이 각각 이달 말, 다음 달 말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상반기 최종 거래량은 2만건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마포, 성동, 동작 등 준상급지들이 거래량 증가를 주도했다. 마포구는 지난해 하반기 698건에서 880건으로 26.1% 증가했다. 성동구는 793건에서 967건으로 21.9%, 동작구는 622건에서 796건으로 28% 늘었다.
이들 지역에서 거래량이 많이 증가한 이유는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 감세 추진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심리를 부추긴 영향이 크다. 강남·서초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강남권의 송파구는 서울 25개구 중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 1173건에서 16.8% 증가한1370건이다. 가락동 헬리오시티(9500가구)를 비롯해 잠실 엘스(5678가구), 리센츠(5563가구), 트리지움(3696가구) 등 대단지 아파트 등에서 거래가 활발했던 영향이다.
그 외에도 은평구(18.9%), 동대문구(16%), 영등포구(14.3%) 등에서도 거래량 증가가 눈에 띄었다.
2분기 들어 거래량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4월 들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 후반까지 떨어졌고, 전셋값 상승세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공사비 상승,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로 아파트값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매수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강북권은 거래량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감소했다. 강북구는 지난해 하반기 459건보다 38.8% 줄어든 290건이 거래됐다. 노원구는 작년 하반기(1328건)과 비슷한 1329건, 도봉구는 545건으로 521건에서 소폭 증가했다.
준상급지에서 거래가 늘면서 2022년 하반기 66.7%에 달했던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작년 하반기 52.2%를 거쳐 올해 상반기에는 49.3%로 떨어졌다. 9억∼15억원 아파트 거래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29.3%에서 올해 상반기 32.1%로 증가했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실거래가도 상승했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실거래 최고가와 아파트값 폭등기인 2021년 하반기의 동일 단지·동일 주택형 최고가와 비교한 결과, 전고점의 88%까지 회복했다.
용산구는 2021년 하반기의 102% 수준으로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다. 서초구(97.4%), 강남구(96.8%)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은 가격 회복률이 높았다. 종로구(95.6%), 성동구(90.4%), 마포구(90.4%) 등 도심 지역의 고점 대비 가격 회복률도 90%를 넘겼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지방 아파트값은 하락하는 데 비해 서울 아파트, 그중에서도 준상급지의 매수세와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라며 "대세 상승으로 보긴 이르지만 서울 아파트 상승세가 지속되면 수도권이나 지방 등지로 오름세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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