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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룰'이 뭐길래…"빌라 시장 붕괴, 아파트 전세값 치솟을 것"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6.13 09:12 수정 2024.06.13 11:57
[땅집고] 서울 금천구 빌라 건물들에 임대문의 간판이 붙어 있다. /조선DB


[땅집고] “정부는 빌라 시장 가격 통제 본능을 버리고, 비(非) 아파트 시세를 다양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3일 국토교통부가 규제완화 후속 조치 발표를 통해 전세금반환·임대보증금 보증가입 시 주택가격 산정 기준을 일부 완화한 가운데, 임대인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무자본 갭(gap) 투자 방지를 위해 빌라 등 비 아파트의 경우 보증 가입에 활용되는 주택가격은 126%룰(공시가격 적용 비율 140%×전세가율 90%) 원칙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임대인이 보증에 가입하려는 주택의 공시가격 등에 이의를 신청하고 보증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해당 공사가 직접 의뢰한 감정평가법인이 산정한 감정가(HUG 인정 감정가)는 주택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이란 전세계약 종료 때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을 책임지는 상품을 말한다. HUG가 운영한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전세 보증금 반환을 HUG가 책임지기 때문에, 전세 사기를 당해도 임차인은 보증금을 지킬 수 있다.

지난해 정부는 대규모 전세사기가 벌어지자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시 주택가격 산정 기준을 ‘공시가격 150%’에서 ‘공시가격 126%’로 낮췄다. 이에 따라 집주인이 받을 수 있는 전세금 한도가 공시가격의 126% 수준으로 낮아지게 됐다. 빌라의 경우 대개 공시가격이 매매가격의 60%에 불과한데다, 작년과 올해 공시가격마저 계속 하락해 빌라 임대인들이 전세금을 강제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발표에도 임대인 단체들은 주택 가격 산정시 126%룰이 유지되는 한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나래 주거안정연대 회장은 “정부가 일률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려고 하려는 것이 혼란을 키우고 시장을 더 왜곡시킨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전세사기가 빈번하게 일어난 지역에서는 이미 빌라 집주인들이 매물을 던지듯이 내놔 시세도 다 낮아진 상태라 감정가를 산정해도 역(逆) 전세난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연립·다세대주택,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등 비 아파트도 유형별로 시세를 책정하는 방법이 다양한만큼 KB시세, 부동산테크, 전세안심앱 가격을 임대인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감정가를 인정해 준 것은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했다. 다만 성 회장은 “전세사기가 발생한 당시 감정평가업체 일부가 사기에 연루되면서 전체 감정평가 업체들이 공시가격 이상 반영해주지 않는 분위기”라며 “아파트처럼 일률적으로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만큼 다양한 수단을 취사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게 맞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만으로 전세시장 불안을 안정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 아파트 전세 수요가 아파트 전세로 옮겨붙으며 아파트 가격을 자극하는 것을 방지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빌라 시장 가격이 왜곡되면서 아파트 시장으로 전세 수요가 옮겨붙고 있다”며 “무자본 갭투자에 대한 방지대책이 마땅치 않은 측면은 있지만, 전세가격 불안과 수요 분산 효과 등을 고려하면 126%룰처럼 가격을 통제하는 방식이 시장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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