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영남권 최초 트리마제의 굴욕?…'울퉁불퉁 외벽' 부실 시공 논란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4.06.12 13:36 수정 2024.06.13 12:11

양산 트리마제 입주예정자 시위예고

[땅집고]경남 양산시 신축 아파트 '트리마제 양산' 외벽 보수 전과 후 모습. 울퉁불퉁 튀어나왔던 외벽이 보수 후에는 움푹 패인 모습으로 변했다./제보


[땅집고] 오는 8월 말 준공ㆍ입주를 앞둔 경남 양산시 ‘트리마제 양산’ 입주예정자들이 집단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올 6월 말로 예정한 사전점검을 연기해 달라는 것. 시공사인 두산에너빌리티(구 두산중공업)는 “아직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믿고 기다려달라”는 입장이지만, 입주예정자들은 “믿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트리마제 양산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양산시 덕계동 1579-1 일대에 총 17개 동, 1469가구 규모로 짓고 있는 아파트다. 분양가는 84㎡(이하 전용면적) 기준 4억5000만원 수준이다. 가구당 건축비만 3억원 중반에서 4억원대로, 인근 단지보다 평균 1억5000만원 높을 정도로 비싼 아파트로 꼽힌다.

[땅집고]'트리마제 양산' 입주예정자들은 아파트 외벽에 불량 자재를 써서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보


■“울퉁불퉁 외벽이 곰보 자국으로”…두산 본사 앞 시위 예고

12일 트리마제 양산 입주예정자들은 이달 중으로 서울 중구 두산그룹 본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까지 양산시청과 국토교통부 측에 아파트 외벽 하자, 사전점검 연기, 조경, 관리감독 요청 등 민원 수백 건을 접수한 상태다.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외내벽 하자다. 맨눈으로도 아파트 골조 면과 내벽이 전반적으로 울퉁불퉁해 보인다. 이들은 고층 건물 외벽 작업 때 쓰이는 발판용 케이지, 즉 대형 거푸집인 ‘갱폼’ 불량이라고 주장한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에서도 보수 조치를 약속했으나, 보수 후에도 울퉁불퉁 튀어나온 부위가 곰보 자국처럼 패인 수준으로 바뀌면서 입주예정자들 불만은 여전하다.

[땅집고] 시공사인 두산에너빌리티(구 두산중공업)이 지난 5월29일 트리마제 양산 입주예정자협의회(입예협)에 보낸 하자 처리 계획 공문. 입주예정자 A씨는 "시공사는 사과 한 줄 없이 저 공문만 보냈다"고 말했다. /제보


■ 두산 측 “재시공 기한 남아…믿고 기다려달라”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지난달 29일 트리마제 양산 입주예정자협의회(입예협)에 ‘외벽 골조 도장면 평활도 관련 처리계획’ 공문을 통해 보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1, 2단지 2개 동에 우선 샘플로 외벽의 거친 면을 고르게 하는 면처리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샘플 시공과 동시에 전체 동, 전면 측면, 옥상장식물 면처리 후 7월20일까지 보수 부위에 페인트를 새로 칠하겠다는 전면 재도장을 약속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땅집고에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다 보니 아직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약속대로 6월 말까지 샘플 면처리를 완료하고 나머지 하자보수도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이 갖고 있는 다른 불만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상태”라면서 “우려하는 부분이 없도록 보수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양산시청은 사업 전체 일정은 공사 진척도에 따라 사업 주체가 정하는 것으로 시에서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청 측은 입주예정자들의 항의에 ”시공사는 외벽 하자 보수공사를 이달 25일 전후 마무리할 것으로 파악했다”며 “사업체로부터 6월30일 사전방문(점검)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제출받았다”고 답변했다.

[땅집고] 트리마제 양산 내벽 역시 외벽과 마찬가지로 울퉁불퉁한 모습./제보


■ 입주예정자 “시간 내 보수? 절대 못 믿어…사전점검 미뤄달라”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를 믿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입주예정자 유유라 씨는 “현재의 보수 방법이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사전점검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데 아직 내부 공사도 다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유 씨는 “날림으로 공사할 게 뻔하기 때문에 사전점검을 연기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지은 지 30년 지난 아파트처럼 외벽이 울퉁불퉁하게 보이지 않도록 제대로 된 대안을 달라고 요구한다.

입주예정자들은 아파트 내부 벽 하자와 조경도 문제 삼고 있다. 내벽 역시 외벽과 마찬가지로 불량 갱폼을 사용해 벽면이 울퉁불퉁하게 올라왔다는 것. 조경 공사비로 49억원을 책정했으나, 실제 조경 공사는 20억원 수준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두산에너빌리티 측에 조경 문제를 꾸준히 지적했고, 내벽도 조만간 보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트리마제 양산은 2021년8월 일반분양해 최고 2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사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트리마제’를 영남권 최초로 선보인다고 홍보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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