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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지연 위례신사선, 주민들 "SH-LH, 3100억 건설비 받아놓고 나몰라라 "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4.06.11 16:02 수정 2024.06.11 17:34

[땅집고] 수도권 2기신도시인 위례를 거쳐 서울 강남권까지 이어지는 위례신사선 노선 개요. /조선DB


[땅집고] “서울시 예산으로 위례신사선 무조건 놔줬어야지, 의미 없는 공사비 협상만 1년 넘게 한 셈이네요. 서울시장 역대급 무능합니다.”

16년째 첫 삽조차 못 떠 위례신도시 주민들을 ‘희망 고문’하기로 악명 높았던 위례신사선 사업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노선을 건설하기로 했던 GS건설 컨소시엄(강남메트로)이 서울시와 공사비 증액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사업을 포기하면서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노선 사업자를 재선정하는 공고를 내면서 위례신사선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이 노선 개통만 기다리던 위례신도시 주민 입장에선 서울시에 대한 불신이 이미 커져버린 상황이다. 사업 절차를 고려하면 개통까지 또 다시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주민들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 기사: [단독] GS건설, 위례신사선 포기한 이유? "공사비 증액 요청 서울시가 거부"
☞관련 기사: 오세훈 시장 "GS건설이 ‘위례신사선’ 사업 포기"…착공시점 가늠조차 불가능

위례신사선은 수도권 2기 신도시인 위례와 서울 강남권을 직결하는 노선으로 2008년 등장했다. 위례신도시에서 출발해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강남구 대치동·삼성동·신사동 등 강남 핵심 지역까지 총 14.7km를 잇는다.

사업비는 1조1597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서울시가 건설보조금으로 절반인 5798억원을 지원한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하는 노선이라 공사비를 비롯해 이 외 비용은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 컨소시엄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개통은 2028~2029년쯤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서울시로부터 공사비를 보장받지 못한 GS건설 컨소시엄이 최근 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 노선 개통일이 잠정 연기됐다. 2020년 위례신사선 사업을 수주한 뒤 코로나 19, 우크라이나발 전쟁 등 대내외적 상황이 줄줄이 악화하면서 공사 원가가 급격히 오른 탓이다. 지난 2년여 동안 GS건설 컨소시엄과 서울시가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서울시가 공사비를 올려주지 않자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판단에 결국 위례신사선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 위례신사선 민간투자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모집 공고를 다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기업이 없다면 시 재정을 투자해서라도 노선을 짓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겠다는 설명과 함께다.

[땅집고] 위례신사선 사업자 무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댓글들. /부동산스터디


하지만 지역 사회에선 위례신사선 사업을 원점으로 돌린 서울시에 대한 여론이 이미 악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위례신도시 사업 초기에 아파트를 분양받는 사람들은 가구당 평균 1400만원에 달하는 교통개선분담금을 지불한 뒤 지금까지 16년을 기다렸는데, 현재 노선이 착공조차 못한 점을 감안하면 또 다시 10년 이상 걸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주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위례신도시 사업 시행사인 SH와 LH공사가 위례신사선 건설 명목으로 받은 교통개선분담금은 3100억원에 이른다.

위례신도시 사업자 무산과 관련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글마다 “10만명 이상이 살고 있는데도 이렇게 교통망이 취약한 ‘왕따 신도시’는 처음이다”, “위례신사선 개통만 기다렸는데, 이러다 노인승차권으로 타겠다”, “(서울권) 정치인들 표받이 하려고 위례신사선 노선 계획을 계속 변경하느라 공사비는 오르고 착공은 늦어진 건데, 서울시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시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위례신사선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불신도 큰 상황이다. 위례신도시가 서울 송파구, 하남시, 성남시에 걸쳐있는 만큼 위례신사선 건설 사업을 서울시 재정으로 감당하겠다는 발언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오 시장과 관련해 “오세훈 진짜 역대급 무능 시장이다”, “무슨 민자(사업자 선정)를 다시 하느냐, 서울시 예산으로 해야지, 의미 없는 협상만 했다”는 등 의견이 보인다.

한편 철도업계에선 서울시가 올해 하반기 위례신사선 사업자 공고를 내더라도 현재 건설 경기가 침체된 점을 고려하면 새 사업자를 찾는데 수 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군다나 오 시장 발언대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는 경우 민간투자사업보다 착공이 약 3년 정도 늦어지면서 노선 개통까지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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