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 상반기 서울 강남구와 동작구, 인천 송도신도시 등지에서 직전 최고가보다 수억원씩 높아 집값 띄우기 논란이 벌어졌던 일부 아파트 거래가 등기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집값 띄우기’와 ‘작전 세력 개입’ 의혹은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과거 집값 띄우기 허위거래를 살펴보면, 매수인이 계약한 뒤 실거래가 신고는 하지만 부동산 소유권이전 등기는 하지 않았다. 올 상반기에도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면서 일부 집값이 반등하자, 부동산 온라인커뮤니티에선 ‘허위 거래’라는 의혹이 쏟아졌다.
10일 땅집고 취재 결과, 지난 3월 서울 압구정동 구현대 7차,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인천 송도동 송도자이하버뷰 2단지 등에서 체결된 신고가 거래가 최근 등기를 마쳤다. 잔금을 치른 날부터 60일 이내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이뤄진 ‘진짜 거래’였다.
■신고가 거래 아파트 소유권 이전까지 마쳐…“집값 오른 거 맞네”
압구정 구현대 7차 전용 254㎡는 지난 3월 115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는 80억원(2021년)이었는데 이보다 35억원에 높은 가격에 팔려 ‘허위 거래’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하지만 이 거래는 매수인이 같은 아파트 전용 144㎡(48평)에 거주하던 사람이었고, 매도자는 매수인이 거주하던 기존 집을 사들인 ‘맞교환 직거래’ 방식이었다. 직거래가 흔하진 않지만 정상 거래다. 최근 소유권 이전까지 마쳤다.
같은 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는 26억원, 송도자이하버뷰 2단지는 19억7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송도의 경우 직전 최고가보다 무려 6억원 이상 올라 ‘집값 띄우기’라는 의구심이 커졌다. 두 개 단지 역시 소유권 이전이 완료됐다.
아크로리버하임의 경우, 신고가 거래 당시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보다 높았다. 나승성 한강리치부동산중개법인 대표는 “아크로리버하임 26억원 매물은 거실, 부엌, 안방, 작은방에서 모두 한강 조망이 가능해 같은 평형대 다른 매물보다 가격이 3억~5억원 가량 비싸다”며 “왜 ‘허위 거래’ 논란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올 상반기 지역 랜드마크 단지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를 두고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거래 신고만 하고 소유권 이전은 하지 않는 ‘허위거래’가 대부분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가장 논란이 됐던 단지는 경기 화성시 동탄역롯데캐슬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개통 직전인 지난 2월 전용 102㎡가 22억원에 거래됐다. 이 거래는 아직 등기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보다 낮은 20억원과 21억원 거래는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실거래 미등기 작년보다 확 줄었다
집값 띄우기는 아파트를 비싸게 사고 판 것처럼 가짜 계약서를 썼다가 나중에 취소해 집값을 끌어올리는 행위다. 과거 비싼 값에 계약서를 써 실거래 신고했다가 한참 뒤 취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실거래가는 부동산 계약일 이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통상 2~3개월 뒤 소유권이전 등기를 하기 전 계약서만 쓴 상태에서 올릴 수 있다. 이를 악용해 특정 아파트를 최고가에 허위 거래하고, 인근 단지나 같은 단지에서 최고가에 맞춰 상승 거래가 이뤄지면 기존 거래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호가를 띄우는 행위가 나타났다. 집값을 띄운 뒤 집을 팔아 시세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정부는 ‘집값 띄우기’를 통한 부동산 시세 조작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때 등기 여부를 공개하고 있다. 이후 미등기 아파트 거래는 70% 가까이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집값을 의도적으로 높이는 행위가 많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업한 공인중개사보다 새로 사무실을 연 중개사 중심으로 일부 작전 세력이 남아있긴 하다”고 했다. /박기홍·배민주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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