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요동치는 집값] ② “신분당선 들어온다” 호재에 들썩이는 수원 구운동
[땅집고] “신분당선 구운역이 들어선단 소식에 그동안 나왔던 매물이 싹 들어가고, 호가도 4억원대에서 7억원으로 치솟았어요. 매수 문의가 줄을 잇지만, 이제 4억원대 매물은 사라지고 없습니다.”(경기 수원 권선구 구운동 A공인중개사)
지난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전철 1호선 화서역 1번 출구로 나오니, 동쪽으로 지난 1월 오픈한 쇼핑몰 스타필드수원이 보였다. 평일에도 불구하고 역 주변은 차량과 인파로 북적였다. 현충일과 주말을 낀 샌드위치 연휴를 맞아 쇼핑객이 몰린 것.
스타필드수원 북측에는 지난해 9월 입주한 지상 41층 ‘화서역푸르지오브리시엘’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서역푸르지오브리시엘’은 노후 아파트가 즐비한 이 일대에서 보기 드문 신축 단지로, 화서역 대표 아파트로 통한다. 지난달 8일 84㎡(이하 전용면적)가 12억원을 돌파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입주 후 지난해 말까지 내내 분양가 수준인 7억원대에 실거래됐는데, 스타필드수원이 영업을 시작한 이후 약 4억원 뛰어올랐다.
그런데, 이 단지보다 매수세가 더 뜨거워진 곳이 있다. 스타필드수원점에서 화서역 너머 서쪽으로 1.5㎞ 떨어진 권선구 구운동 노후 아파트다. 구운동은 화서역과 호매실역(신분당선 예정) 사이에 있는 조용한 주택가다. 아파트가 낡고, 그간 각종 개발 호재가 화서역 동측에 집중돼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곳이다.
그런데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1일 신분당선 연장선 광교~호매실 구간에 구운역 신설을 승인하면서 이 일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아무런 호재가 없던 노후 단지 코 앞에 황금노선 신분당선 역 신설이 확정되자, 집주인들은 매물을 싹 거둬들이고 본격적으로 재건축 논의에 나서기 시작했다.
■“신분당선 지난다”…구운동 일대 매물 싹 사라져
구운동은 아홉 개의 머리가 달린 용이 구름을 타고 승천한 곳이라서 마을 뒷산을 청룡산(靑龍山), 마을 이름을 구운(九雲)이라 각각 부르게 됐다는 유래가 있다.
지은 지 20~30년 넘은 아파트가 4200여가구 밀집했다. 인프라도 제법 발달한 편이다. 1호선 화서역, 서수원버스터미널, 이마트서수원점, 하나로마트, 일월수목원 등 녹지공간과 쇼핑 시설을 고루 갖췄다. 북측에 성균관대학교, 동쪽으로 10㎞ 쯤 떨어진 곳에 삼성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 등 업무·교육시설도 있다.
2020년 부동산 호황기에도 이 일대 아파트값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스타필드나 신분당선 연장 등 주요 개발 호재들이 구운동만 교묘히 비껴갔기 때문이다. 버스로 3~4정거장 거리에 있는 화서역 동측이나 호매실지구 등에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구운동 일대에 수원시 각종 개발 호재가 쏠리는 분위기다.
국토부가 신분당선 연장선 광교~호매실 구간에 구운역 신설을 승인한 것이다. 2012년부터 수원시가 구운역 추가 설치를 위해 노력한 결과 12년 만에 결실을 거뒀다는 평가다. 2020년 1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연장 사업’은 광교중앙역에서 호매실동을 연결하는 길이 10.1㎞ 노선으로 올해 안 착공 예정이다. 광교중앙역~호매실까지 4개역이 만들어질 예정이었으나 화서역과 호매실역 사이 구운역이 추가되면서 5개 역이 조성된다.
2016년 신분당선 정자역~광교역 구간 개통으로 광교역에서 서울 강남역까지 30분대(37분)에 갈 수 있게 됐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이 개통되면 호매실에서 강남까지 이동시간이 현재 1시간 30분에서 40분 정도 단축될 전망이다.
여기에 구운역 복합역세권개발을 비롯해 구운동 북측 입북동 35만2600㎡(약 10만평)에는 서수원 R&D사이언스파크 개발 등이 예정됐다. 사이언스파크는 연구·개발(R&D) 시설과 교육·의료·상업·주거·지원시설 등을 배치한 ‘첨단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4억원대 매물, 호가 7억원대로 치솟아…재건축 논의도 활발
신분당선 구운역은 서수원버스터미널 부근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까운 아파트는 ‘구운강남’으로 1991년 입주했다. 최근 84㎡ 매매호가가 7억원까지 뛰어올랐다. 직전 실거래가는 4억3000만원(올 4월19일)이었다. 허정희 강남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화서역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도 투자 문의를 할 정도로 매수 문의가 늘었다”며 “집주인도 호가를 높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구운강남 아파트 동측 구운삼환아파트(구운1구역)는 최근 재건축 사업을 본격화했다. 정비구역 지정 및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단지 앞에는 대형 시공사들이 현수막을 걸고 수주전에 나섰다. 맞은편 동남아파트(권선1구역)는 지난해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이주를 앞뒀다. 최고 19층 440가구 규모 신축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상훈 삼환큰사랑공인중개사무소 중개사는 “아직까지는 실거래가가 눈에 띄게 오르지 않았지만, 신분당선이 곧 착공하면 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은 재건축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으며 현재 4억원대 급매물들은 사라지고 5억원 쯤에 시세가 형성됐다”고 했다.
다만 이 일대 집값 발목을 잡는 것은 화서역에서 남쪽 1호선 세류역 일대에 자리잡은 군공항이다. 1시간에 1~2회 꼴로 옆사람 말소리를 듣기 힘들 정도의 비행기 소음이 들린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수원=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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