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거봐라, 집값 다시 뛴다니까" 부동산 '영끌오적' 다시 주목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4.06.07 07:30

[뛰는 신고가에 매수세 훨훨②] 빚내서 집 사라던 '영끌오적’, 집값 반등에 재평가

[땅집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땅집고] 정점을 찍고 하락하던 집값이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집값 향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상승론자’로 분류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세가 바뀌기 시작했다”면서도 과거 호황기 때와는 다른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상승론자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호황기가 이어지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고 했었다. 그러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영끌오적’이란 비판을 받았다. 을사오적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을 합친 말로 이들 말을 믿고 투자했다가 큰 피해를 봤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영끌오적으로 불리는 전문가들은 ▲부읽남,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아포유 ▲김학렬 소장(유튜브 채널 ‘빠숑의 세상 답사기’), ▲얼음공장(유튜브 채널 ‘반백수 프로젝트’의 대표) 등이다. 주로 유튜브 기반으로 활동하는데 최근 부동산 시장 공기 흐름이 바뀌면서 영끌오적이라고 비판받았던 상승론자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땅집고] 올 3월,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4208건과 4343건으로 나타났다. 5일 기준으로 5월 집계가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벌써 3000건대를 넘겼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오명 벗은(?) 상승론자…“댓글 달라져 분위기 체감”

아포유(유튜브 채널 ‘AfoyU아포유’의 이종원 대표)는 지난 5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6월 거래량 추이에 따라 부동산 향방이 정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중개업소 다녀보면 급매물이 급격하게 빠지고 매매ㆍ전세ㆍ거래량 세 가지 동향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6월 거래량이 5000건을 넘어 6000건을 넘어설 경우, 강남 등 서울 핵심지와 그 외 지역 간 양극화가 줄어드는 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부읽남(유튜브 채널 ‘부읽남TV_내집마련부터건물주까지’ 대표)은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강남 집값 99% 회복?” 집값 반등이 빨라진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거래량 증가세가 심상치 않기는 하지만, (전 호황기 때만큼) 폭등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락세가 멈추고 방향성이 하락ㆍ보합에서 상승 추세로 바뀌었다는 것.

그는 “연말에 1만3000채 둔촌주공이 입주를 시작하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당분간 서울 전세시장은 강세를 지속하다가 매수로 조금씩 전환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떨어진다는 댓글이 많았는데 이제 올라갈 거라고 얘기하는 비율이 더 많아졌다”면서 “한 달 한 달 (지날 때마다) 댓글 반응이 달라지고 있어 신기하다”고 했다.

이들은 현재 매수세가 갈아타기나 다주택자 수요보다 1주택 실거주자 위주라고 보고 있다. 부읽남은 “규제 완화를 받는 사람들이 주로 실거주자다보니 한도 내에서 금리가 그나마 높지 않은 상태에서 상황별로 신생아ㆍ디딤돌 대출을 받아서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면서 “야당에서 나오는 1주택 종부세 면제가 이뤄지면 ‘고가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날 순 있다’고 봤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현재 집값 오르는 것만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같은 지역 내에서도 상승과 하락이 혼재해 있다”며 “다주택자 규제를 풀어주지 않은 상태가 지속하면 중ㆍ상급지에 한해 오르고, 풀어준다면 하급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갈수록 ’똘똘한 한채’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결점 하나만 있어도 안 팔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이 기조가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일러스트=조선DB


■“집값 반등 시작…2020년과는 다른 분위기”

영끌오적에 포함하진 않았으나, 상승론자로 분류돼 함께 비난 받았던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급매물은 다 소진됐고, 이제 강남 핵심지에서 서울과 수도권으로 상승 흐름이 번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김 소장은 2020년처럼 이른바 전국적인 불장은 일어나기 힘들다고 봤다. 그는 “매수세의 한계로 집값 상승은 수도권 주요 지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한 번 올라가면 집값 상승 분위기는 이어지겠지만, 부동산 시장 양극화는 갈수록 견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청약전문가로 꼽히는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역시 전 정권 때완 다른 분위기의 상승기가 이어진다고 봤다. 박 대표는 “2020년 당시엔 시세 추종형 가격 상승이 많았는데 지금은 지역의 개별성이 더욱 강해졌다”며 “같은 지역 내에서도 오르는 곳은 오르고, 떨어지는 곳은 떨어지면서 양극화가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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