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예정 단지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선도지구에 들 수 있는 아파트가 몇 개 단지로 추려지면서 일찍이 입주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로 분당과 일산 역세권 대단지 중심으로 호가 상승세가 있었다.
■ 분당 시범삼성 70평 주택 호가 ‘4억원 껑충’
현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삼성 아파트 대형 주택형인 192㎡(70평)는 지난달 16일 호가가 24억원이었는데, 3일 기준 27억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이 주택형은 지난 1월 22억8500만원에 실거래돼 작년 2월 직전거래인 18억4000만원보다 약 4억원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실거래가 대비 현재 호가를 비교하면 5개월 새 4억1500만원 가량 시세가 높아진 셈이다.
인근 시범한양 164.18㎡(60평)의 최근 시세는 19억 5000만원으로 직전 실거래가(18억원) 대비 1억 5000만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 정자역 근처 정자일로 아파트 단지 5곳(임광보성·한라·화인유천·계룡·서광영남)은 중소형 위주로 매물이 소진됐다. 임광보성의 경우 지난 3월 30건가량이었던 매물이 3일 기준 4건으로 줄었다.
분당구 정자동의 김성훈 센추리현대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저렴한 소형 주택 위주로 매수세가 급증하고 있고, 매물도 소진되는 추세”라며 “서현동과 정자동 일대 선도지구 유력단지들 위주로 매수세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1단지삼성 133.47㎡(47평)도 호가가 상승했다. 현재 시세는 10억~11억 원 선으로 지난 9일 거래된 9억원(15층)보다 2억원쯤 올랐다.
이들 단지는 모두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을 위해 추진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으로 주민 동의를 받는 작업에 나선 곳들이다. 기존에 알려진 동의율도 80% 이상으로 높아 선도지구 지정이 유력한 아파트로 꼽힌다.
정부와 1기 신도시 관할 지자체는 이달 25일까지 선도지구 공모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공모를 거쳐 11월 중 1차 선도 지구를 지정할 예정이다. 2027년 착공해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 “1기 신도시 은퇴 세대들, 이사 꺼려…섣부른 투자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에 섣부르게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 단지의 동의율은 임의로 받은 것으로, 다시 징구 절차를 거쳐야 한다. 1기 신도시는 은퇴세대 거주비중이 높아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는 것이다.
일산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기 신도시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많이 살아 이사를 꺼려한다”며 “불편하면 인테리어만 다시 해도 되는데, 굳이 수억원씩 투자해 재건축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또 현재는 가격이 호가만 높아졌을 뿐 실거래가는 거래량이 많지 않다. 분당을 제외하면 현재 높아진 가격도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고점을 회복한 수준은 아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분당과 일산 몇 개 단지를 제외하면 1기 신도시 전반적으로 아파트 용적률이 너무 높고, 거주민들이 분담금을 낼 여력이 있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며 “현재는 동의율이 높아도 앞으로 진행 과정에서 순탄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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