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뉴스의 허와 실] 중국인이 부동산 쇼핑한다고?…통계 뜯어보니 ‘착각’

[땅집고] 외국인이 소유한 주택이 9만 가구를 넘긴 가운데 그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로 나타났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외국인 토지·주택 보유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외국인이 소유한 주택은 9만1453가구, 전체 주택 1895만가구 중 0.48%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을 소유한 외국인은 8만9784명이다.

가구 수 기준으로는 2023년 상반기(8만7223가구)와 비교하면 4.85% 증가했고, 소유자 역시 8만5358명에서 5.19% 늘었다.

소유자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전체의 55%에 달하는 5만328가구를 소유해 가장 많았다. 미국인 2만947(22.9%), 캐나다인 6089가구(6.7%)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에 3만5126가구(38.4%)가 분포해 가장 많았고, 서울 2만2684가구(24.8), 인천 8987가구(9.8%) 순이었다. 수도권에 6만6797가구(72%), 지방에 2만4656가구(27%)가 분포했다.

중국인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몰려 사는 지역의 주택을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공동주택이 8만3313가구(아파트 5만5188가구, 연립·다세대 2만8125가구)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단독주택은 8140가구였다.

일부에서는 중국인들이 한국 부동산을 싹쓸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통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투기적 목적보다는 한국에 정착단계에 들어간 조선족과 중국인들의 내 집 마련 수요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한국 체류 외국인은 250만명이며 이중 중국인은 94만명이다. 외국인이 소유한주택은 9만1453 채이며 이중 중국인 소유는 5만채이다. 한국 체류 외국인들의 내 집 마련 수요 등을 고려하면 싹쓸이라는 표현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는 있다. 중국인 부유층 이민이 많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집값은 중국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현재 중국 부유층은 한국보다는 미국, 캐나다 등을 선호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중국이 캐나다 뉴질랜드 부동산을 싹쓸이 한다는 말이 현지에서 나왔지만, 중국의 부유층이 한국을 그나라만큼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지난 정부에서 집값이 폭등하자 중국인 탓에 집값이 올랐다는 식의 변명이 나왔다”고 말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 면적도 전년도(2억6401만㎡) 대비 0.2% 증가한 2억6460만㎡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국토면적 1004억4935만6000㎡의 0.26%에 해당한다. 외국인 보유 토지의 공시지가는 총 33조288억원으로 2022년 말(32조8867억원)에 비해 1421억원(0.4%) 증가했다.

토지를 보유한 외국인은 국적별로 미국(53.3%), 중국(7.9%), 유럽(7.1%) 등으로 집계됐고, 지역별로 경기(18.4%), 전남(14.8%), 경북(13.7%) 순으로 많았다.

토지 보유 외국인 국적 통계만 보면 미국인들이 한국 토지를 대거 사들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런데, 외국인을 좀더 세분화한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국적 교포의 비중이 55.7%, 외국법인 33.9%이다. 이 통계를 보면 외국인 토지는 대부분 재외동포와 한국 투자 외국인 기업의 소유이다.

국토부는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외국인 토지·주택 보유 통계와 거래신고 정보를 연계해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이상거래를 조사하는 등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거래를 지속적으로 엄격하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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