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교량 위에 지은 호텔에서 연 1억8000만원 매출이 발생할 것이란 추산이 나왔다. 이 중 인건비와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수익을 서울시와 위탁운영사가 반씩 나눠가진다.
서울시는 용산구 한강대교 위에 건설한 ‘스카이 스위트, 한강브릿지, 서울(Sky Suite, Hangang Bridge, Seoul)’호텔을 오는 7월부터 정식 운영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객실 한 개로만 구성하는 이 호텔 규모는 144.13㎡(약 44평)로, 최대 4명까지 입실할 수 있다. 방 곳곳에 통유리창을 적용한 덕분에 한강을 비롯해 인근 여의도와 63빌딩까지 조망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침실, 거실, 욕실 등을 갖췄다.
이번 호텔 운영 사업은 오세훈 시장이 한강변 일대에 다양한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며 내세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당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기에 마련됐지만 빈 공간으로 방치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기존 ‘직녀 카페’를 호텔로 되살려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가 외관 리모델링 등 비용으로 7억원을 지원하고, 침구·가구 등 초기 실내 인테리어 명목으로 9350만원을 투입했다.
호텔 운영을 맡은 업체는 올해 3월 서울시의 ‘한강교량 전망호텔 운영관리 민간위탁 사업자 공고’를 거쳐 선정된 산하HM이다. 산하HM은 라마다호텔·밀리토피아 등 유명 호텔을 다수 운영해온 전문성을 인정받아 위탁업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통상 지자체가 소유한 공간 운영을 위탁할 때는 최고가 낙찰 형태로 계약한다. 하지만 그동안 이 방식으로 선정한 한강다리 위 카페 사업자들이 수익성 문제로 운영을 중도 포기하고 퇴실하면서 공간이 방치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서울시는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이번 호텔 계약 방식을 ‘자립형 민간위탁’으로 설정했다. 최고 입찰가를 써낸 업체를 고르는 대신, 공모를 진행해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서 호텔 운영에 최적화된 업체를 선정하는 식이다.
산하HM 측은 “통상 호텔 산업에서 규모의 경제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되는 점을 고려하면, 객실이 1개 뿐인 한강 교량 호텔을 운영하는것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한강 교량 위에 들어서는 호텔 자체가 국내 최초의 콘셉트인 만큼 상징성이 크고 공익적인 성격이 있다고 판단해 사업 참여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스카이 스위트, 한강브릿지, 서울’ 숙박비는 서울시가 선정한 감정평가법인 2곳의 감정을 거쳐 최저 34만5000원에서 최고 5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호텔 업계에선 한강 교량 위에 지어졌다는 입지 특수성을 고려하면 숙박비가 크게 비싸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의도 불꽃축제나 크리스마스 등 시기에 인근 호텔 스위트룸 숙박비가 300만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호텔 가동률은 90% 이상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른 연 매출로 1억8000만원 정도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등 부대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6000만~70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영업이익을 서울시와 산하HM이 5대 5로 나눠 갖는다. 서울시가 산하HM으로부터 공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대신 이 같은 수익 배분 구조를 설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양측이 거두는 현금이 3000만~4000만원 정도 되는 셈이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한강 교량 위 호텔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은 시설 재투자 등을 위해 운영사인 산하HM 측과 서울시가 반씩 나누기로 했다”며 “앞으로 분기에 3회 정도는 취약 계층 등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무료 숙박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공성도 담보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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