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vs “특별히 투자 메리트 있는 지역 아니다”
지난 17일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에서 10분 가량 도보로 이동하자 김포재정비촉진지구 북변3구역에 도착했다. 철거를 완료하고 착공을 앞둔 이곳에서는 낙후한 원도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포시는 2009년 원도심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북변~사우동 일원의 김포뉴타운, 양곡~구래리 일원의 양곡뉴타운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했다.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신도시 개발에 따른 지역 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북변 재개발은 2020년 6월 4구역 관리처분계획 인가, 같은 해 9월 3구역 관리처분계획 인가로 본격화됐다.
■ 첫 분양 앞둔 북변 3구역, ‘저렴한 분양가’ vs ‘투자 메리트 없어’
북변3구역에 들어서는 ‘김포 북변 우미린 파크리브’는 총 1200여가구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831가구가 일반분양을 시작한다.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1일 1순위, 22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28일 당첨자를 발표한 후 6월 10~12일 정당계약을 실시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13개동으로 이번 일반분양 물량은 ▲59㎡(이하 전용면적)A 277가구 ▲59㎡B 106가구 ▲74㎡A 110가구 ▲74㎡B 71가구 ▲84㎡A 154가구 ▲84㎡B 24가구 ▲84㎡B 89가구로 2027년 12월 입주 예정이다. 스카이라운지, 계절창고, 실내체육관 등 고급화 설계의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고, 인근에는 김포중, 김포여중, 김포고, 사우고 등이 있어 학군이 좋다.
북변 재개발 사업지는 3구역을 비롯해 한양이 시공을 맡아 3000여가구가 들어설 4구역, 롯데건설〮동부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은 2200여가구의 5구역까지 6400가구 규모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인근 걸포지구(6200가구)까지 포함하면 걸포북변역을 중심으로 1만3000여가구가 밀집한 주거 중심지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까지 차량으로 10분거리에 있어 생활기반시설 등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현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특히 북변 재개발 사업지에서 첫 분양을 앞둔 3구역에 대해 ‘저렴한 분양가에 힘입어 완판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의견과 ‘투자 메리트가 없는 단지’라는 회의론이 섞여있다.
북변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결국은 완판될 것이다. 조합원 분양가로 비교해보면 84㎡ 기준으로 3구역은 3억3000만원이고, 4구역은 4억원 후반대”라며 “앞으로 공사비가 계속 오를 것까지 예상한다면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고 밝혔다.
우미린 파크리브의 분양가는 3.3㎡당 1863만원으로, 84㎡ 기준 6억4500만~6억5200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근 ‘한강메트로자이’ 2단지의 같은 주택형이 지난달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당장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입주까지 3년 이상 남았기에 미래 가치를 생각하면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반면 인근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 메리트는 없는 단지다. 서울 서부권과 가까워 실거주 목적이라면 괜찮은 곳이긴 하지만 당장은 교통 호재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열악한 교통이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다. 이 근처를 지나는 김포골드라인은 ‘지옥철’, ‘골병라인’ 등으로 악명이 높다. 인천 지하철 2호선이 연장되면 걸포북변역과 올해 하반기 개통 예정인 GTX-A 킨텍스역과 연결될 계획이 있다. 또 서울지하철 5호선이 연장되어 북변동과 인접한 감정동에 감정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인천 2호선이든 서울 5호선이든 확정된 것은 없지 않나. 당장은 호재라고 보기 힘든 요소들”이라고 덧붙였다.
■ 바뀐 것 없는 북변 5구역, 앞으로도 거북이걸음?
철거를 마치고 착공을 앞둔 3·4구역과 달리 5구역 재개발 속도는 더디다. 3구역과 4구역 사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면 오래된 상업지구가 중심이 된 5구역이 나온다. 여전히 영업 중인 점포가 많다.
북변 5구역 재개발은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 간 갈등으로 지연됐다. 5구역 내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곳은 상업 지역이라서 상가 건물이 대부분이다. 건물주들 입장에서는 (재개발이) 본인들에게 이익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소송을 했는데 다 패소했다”고 설명했다.
북변 5구역은 2013년 조합 설립에 이어 2017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나, 비대위가 두 차례에 걸친 조합설립인가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까지 갔지만 비대위가 모두 패소했다.
이후 기존의 호텔 계획을 백지화하고 오피스텔 공급 규모를 축소하는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가 지난 4월 고시됐다. 2025년 초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나면 이주와 철거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북변 5구역에는 19개동 2186가구의 공동주택, 2개동 125실의 오피스텔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조합 측 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보상 협의, 이주와 철거를 마치고 2026년 착공 후 2030년 완공 예정이다.
다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상업지구 특성상 사업에 속도가 붙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C중개소 관계자는 “이주하고 철거까지 끝나는 데 아무리 빨라도 3년 정도 보고 있다. 공사기간까지 포함해서 앞으로 7~8년은 지나야 5구역이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포=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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