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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가 촉발시킨 전세사기發 서민주거 붕괴…빌라 씨 말린 윤 정부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5.20 08:54 수정 2024.05.20 10:23

[존폐기로 전세제도②] 비아파트 전세 기피, 서민은 선택지 없어 “안전한 임대주택 사라지는 것 주목해야”

[땅집고] 정부가 조만간 전세 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에 대해 반대의 뜻을 뚜렷하게 밝혔다.그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임대차 2법은 원상복구하는 것이 저 개인과 국토부의 공식입장”이라며 “2년 전에 비해 전세금이 오른 곳이 절반, 역전세가 발생한 곳이 절반”이라고 했다. 이어 “최대 4년치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린다는지, 전세신규 물량이 안나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최근 마무리된 임대차 2법 개선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경. /뉴시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전세 시장이 붕괴됐단 점에 주목했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옮겨붙으면서 아파트 전세금 폭등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약갱신청구권마저 사라지면 전세금 급등기에 세입자 권리 보호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 빌라에서 아파트로 대이동, 아파트 전세금 상승 부추겼다

서울의 전세금은 작년 5월 이후 1년 가까이 52주 연속으로 상승했다. 임대차법 시행 4년을 맞아 전세금을 한 번에 인상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 전세금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는 최근 15억원에 전세금 거래가 이뤄졌다. 4년 전 전세금 12억원보다 3억원이 올랐는데, 기존 세입자가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5%(6000만원) 오른 12억6000만원에 재계약한 뒤, 올해 계약 기간이 끝나자 신규 계약을 하면서 3억원을 올린 것이다. 서울에선 이런 사례가 흔하게 발견됐다.

임대차3법은 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으로 2020년 7월 도입됐다. 세입자가 1회에 한해 전월세 기간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어 최장 4년 거주가 가능하고, 계약 갱신시 임대료도 5% 이내에서만 올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전세금 급등의 원인이 임대차법의 영향보다는 신규 주택 공급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최근 빌라에서 사기가 발생하면서 서민들이 빌라 전세를 피해 소형 아파트로 이사하는 사례가 늘어난 점이 아파트 전세금이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아파트 매매가격은 줄곧 하락해 관망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전세금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초 부동산R114는 지난해 3만2879가구였던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2만1772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도 2만4165가구로 지난해 대비 28.1% 감소했다. 특히 서민이 많이 거주하는 비(非)아파트의 경우 전국적으로 준공물량이 올해 1분기 기준 1만1387가구로 작년 1분기보다 40% 감소했고, 착공물량도 7566가구로 31.4% 줄었다.

빌라 전세가 비슷한 가격대의 아파트 전세로 옮겨붙으면서 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전세 거래된 전용 59㎡ 이하 소형 아파트는 13만6184건으로 2022년 11만9380건 14% 늘었다.

■ “아파트만큼 안전한 공공임대주택 필요한 시점”

일각에선 임대차법으로 세입자 권리가 보호되고, 전세금 급등기 2년간 가격을 동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여전하다. 임대차법이 바뀔 경우 또다른 피해가 예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아파트 전세만큼 안심할 수 있는 서민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서민들이 임대차2법을 몰라서 전세사기를 당한 것이 아니다”라며 “예전에는 전세 제도가 매매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전세사기 등의 부작용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서민이 빌라와 오피스텔 전세를 기피한다고 해서 사후적인 방식의 전세사기피해 지원책만 내놓는 것은 누더기 정책 밖에 안된다”며 “이러한 움직임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안전한 전세주택을 마련해주는 공급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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