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지난 14일 지하철 4호선 창동역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약 30분가량 이동해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정류장에서부터 마을 재개발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걸려있고, 대부분의 상가는 비어있다. 마을 길을 따라 올라가니 이미 이주를 마쳐 비어있는 가구들만 눈에 들어왔다. 골목길에는 쓰레기들이 쌓여있거나 잡초가 무성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지 오래 지났음을 알 수 있었다.
백사마을은 서울에 남은 마지막 달동네로 알려진 곳이다. 1960년대부터 후반 도심 개발 여파로 용산, 청계천, 안암동 일대 판자촌에 살던 1100여명 주민들이 불암산 자락으로 이주하며 형성된 무허가 주택단지다.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주거 여건이 점차 열악해졌고, 1980년대 초반까지 상수도 시설도 갖춰지지 않았다. 1980년대 후반까지도 단일번지로 호수가 지정되지 않았던 지역으로 마을 이름도 옛 주소인 ‘중계본동 산 104번지’에서 따왔다.
2008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고, 2009년 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백사마을은 재개발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다. 하지만 사업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6년 사업성 저하 논란 등으로 사업을 포기하고, 개발방식 및 사업비 등에 대한 주민 간 갈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사업성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주거지보전사업이었다. 임대주택 사업지(전체 대지 28%)를 옛 동네의 골목길과 자연지형, 주거 및 문화 모습을 남긴 채 재개발하는 것이 골자였다. 2012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시 마을 일부가 저층 주거지 보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공사비가 문제였다. 경사지를 살린 임대주택 공사비가 3.3㎡당 평균 1100만원, 최고 1500만원에 달했는데, 아파트형 임대주택 건축비(3.3㎡당 400만원)의 4배 수준이었다.
2017년 새로운 사업시행자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정되면서 다시 훈풍이 불었다. 서울시의 지원으로 갈등조정 전문가를 파견해 사태를 수습했고, 지역 특성에 적합한 정비계획을 수립해 2019년 5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를 토대로 2021년 3월 사업시행계획 인가, 12월 시공사 선정(GS건설), 2022년 12월 토지등소유자 분양신청을 진행해 대상자 96.6%(1258명 中 1216명)의 높은 신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15일 노원구는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의 타당성 검증을 마치고 주택개발사업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다. ▲총 18만7979㎡의 부지에 ▲최고 20층 높이로 ▲총 2437가구(공동주택 1953가구, 임대주택 484가구)의 공동주택으로 탈바꿈하는 계획이다. 백사마을 일대가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2009년 이후 15년만에 재개발 사업이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사업시행자인 SH는 이후 백사마을 재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연내 주민들의 이주를 마치고 철거까지 돌입한 뒤 2025년 착공해 2028년 완공하겠다는 목표다. 벌써 기존 562가구 중 95% 이상이 이주를 마쳤다. 이제 백사마을은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까지 버스로 10분 거리, 불암산 숲세권 등의 입지를 갖춘 대규모 주거단지로 재탄생한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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