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4월에 거래량이 완전히 꺾여서 작년하고 비교하면 별 차이가 없어요. 재건축 사업성이 안 좋다는 걸 이제 다 알아서 수요가 없습니다.” (노원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2020년 1월 입주를 시작한 노원센트럴푸르지오. 준공 3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에서 입주 4년차 밖에 안 된 준신축 단지다. 이 단지 33평은 입주 다음 해인 2021년 11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에는 고점 대비 2억원 이상 하락한 10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도 여전히 10억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전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태릉효성 해링턴플레이스는 1300여 가구가 입주한 단지다. 입주 3년차 밖에 안 된 신축이다. 29평형은 올해 4월 9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지난해 3월 9억4000만원과 비교해도 최근 실거래가격이 오히려 더 낮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서울 집값이 오른다는 이야기는 체감이 안 된다”며 “오히려 연초보다 거래량은 더 줄었다”고 전했다.
노원구 아파트 매물 수도 크게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 매물 건수는 5900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 4443건에 비해 32.8% 증가했다.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아실이 집계를 시작한 2021년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7주 연속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올랐다. 대부분 지역에서 집값이 상승한 반면, 노원·도봉·강북 지역은 집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는 0.02% 하락했고 강북구와 도봉구도 각 0.02%, 0.01%씩 내렸다. 올해 누적으로 보더라도 도봉구가 0.87% 내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강북구(-0.68%)와 노원구(-0.61%)가 뒤를 이었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건축 규제완화 기조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이런 상승 기류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도강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수요자는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만큼 30년 넘은 노후 아파트가 많은 이들 지역에 수요가 몰리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최근 공사비가 증가하면서 재건축 동력도 약해져 투자 매력도 줄었다. 시공사의 공사비 인상 요구와 이에 따른 분담금 증가로 가뜩이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재건축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재건축 절차가 진행될수록 몸값이 뛰는 일반적인 추세와는 달리 오히려 가격이 내린 단지도 등장했다. 공사비 급등에 재건축 사업성마저 불안해지면서 시장 기대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노도강 정비사업 조합원 입장에서는 분양 수익은커녕 분양 손실 발생 우려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노도강 지역은 금리 인하가 지연된 상황에서 급매로 내놓는 매도자가 많다 보니까 하락된 거래가 늘어났다”며 “강북 일부 재건축 사업장은 사업성이 좋지 못해 사업 추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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