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돈 쓸어담는 유튜버마다 서울 대신 인천 송도 살던데…다 이유가 있었네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튜버나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 등 소위 인플루언서들이 유독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많이 살고 있는 이유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영상 콘텐츠마다 조회수 수백만회를 기록하고 ‘별풍선’ 등 후원 수익까지 더해지면서 억대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송도에 산다면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내야 할 소득세가 ‘0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절세 꿀팁’(?)은 지난해 말 유튜브 채널 ‘피지컬 갤러리’에 출연한 김계란·공혁준·말왕 등 유명 유튜버들이 나눈 대화를 기점으로 널리 퍼지게 됐다.
군인 출신으로 운동·헬스 영상을 만드는 유튜버 김계란은 같은 운동 유튜버인 말왕에 대해 소개하면서 “서울 근교에 사는 걸로 알고 있다”며 “크리에이터 분들이 (수도권) 외곽 쪽에 사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 프로게이머 출신 유튜버 공혁준이 “세금 털어야 되니까”라며 “일반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청년사업으로 세금이 100% 감면된다”고 했다. 이어 김계란이 “제가 알기로 인천 송도 쪽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세무회계업계에 따르면 이들이 언급한 조세 혜택은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제도’다. 현재 국세청은 청년창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소득세·법인세 등 세금을 5년간 최대 100% 감면해주는 혜택을 주고 있다. 창업 시점에 대표자가 만 15~34세 이하인 경우라면 감면 대상에 해당한다. 만약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면 병역 기간에 따라 감면 기간이 최대 6년까지 늘어난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 6조에 따라 법인을 세우고 활동하는 유튜버·BJ·스트리머 모두 중소기업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세금 감면율은 창업자가 주소지를 어느 지역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수도권의 경우 과밀억제권역 여부에 따라 감면율이 갈린다. 과밀억제권역이란, 인구·건물·산업 등이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지정한 권역을 말한다.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한다. 이 곳에선 청년 창업하더라도 세금 감면율을 최대 50%까지만 허용한다.
반면 과밀억제권역 이외 지역에선 세금을 100% 면제받을 수 있다. ▲인천시에선 송도·청라·영종 등 경제자유구역, 남동국가산업단지 등 ▲경기도에선 시흥 반월특수지역 등이 해당된다. 대부분이 서울과는 거리가 있는 수도권 외곽 입지다.
송도의 경우 인천 부동산 시장에서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지역인 만큼 인구가 제법 많고 인프라가 발달했지만,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밀억제권역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과밀억제권역 이외 지역 중 송도가 유독 유튜버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튜브 등 온라인 방송 시장이 나날이 커지다보니 청년 창업자 수와 이들이 감면받은 세액이 매년 폭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국세청이 발표한 ‘국세통계연보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액감면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청년창업 세액감면 혜택을 받은 납세자는 총 6만463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감면받은 세액은 4840억6700만원에 달한다. 이로부터 약 4년 전인 2018년까지만 해도 1만9382명이 1025억원을 감면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인원은 333.5%, 감면세액은 472.2%나 증가했다.
한편 유튜버들이 세금을 100% 감면받으려는 목적으로 서울에서 방송하면서도 수도권 외곽 지역 소재 오피스에 거짓으로 사업자 등록해두는 ‘위장전입’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 그동안 감면받았던 세금을 토해내야 할 뿐 아니라, 심지어 가산세까지 물어야 하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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