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5년간 거래 1도 없던 곳인데…성북구 25년 된 아파트도 신고가 경신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4.05.09 10:48

5년 만에 신고가 기록한 성북구 정릉 청구아파트…현지 반응은 "매수세 체감은 아직"

[땅집고]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청구' 83.25㎡가 지난달 5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2019년 10월 이후 5년여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네이버지도


[땅집고] 지난 5년 동안 거래가 없던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구축 아파트가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나타난 서울 아파트 가격 반등세가 성북구의 구축아파트에 영향을 준 것일까?

지난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정릉동 ‘청구’는 4월 28일 83.25㎡가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2019년 10월 3억2500만원에 거래된 지 4년 반 만에 3억원 이상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84.84㎡는 지난달 22일 5억5000만원에 거래되어 2019년 3월 3억2500만원과 비교해 3억2500만원이 올랐다. 2019년 이후 5년여 동안 매매가 없었던 단지에서 1주일새 두 차례나 거래가 이루어졌다.

최근 거래가 이루어진 것은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는 평가다. 인근 ‘길음뉴타운7단지 두산위브’ 84.96㎡는 2023년 11월 11억3000만원, ‘길음뉴타운3단지 푸르지오’ 84.97㎡는 2024년 4월 7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대단지 아파트와 달리 편의 시설이 거의 없지만, 2억원 이상 저렴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구는 1999년 입주한 9층 1개동 52가구의 소규모 단지다. 노후한 빌라 밀집 지역과 길음 뉴타운 경계에 위치해있고,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까지 도보로 12분, 4호선 길음역까지는 버스로 10분 가량 소요된다. 도보로 4분 거리에는 길원초등학교가 있고, 대일외국어고등학교, 서경대학교와 인접해있다.

지난 7일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성북구 신고가 거래는 청구를 포함해 총 12건으로 전월(4건)보다 3배 늘었다. 서울시에서 상승 폭이 가장 크기에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는 크지 않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릉동 일대의 아파트 매매가격 자체가 다른 지역에 비해 낮게 형성되어 있다.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고, 학군도 나쁘지 않아서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분들의 수요와 맞았을 것이다”면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왔지만 이전까지 마지막 거래가 2019년도였던 걸 고려하면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거나 상승세라고 말하긴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신고가가 나온 덕분에 청구의 호가가 덩달아 높아졌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신고가 거래 체결을 전후로 이 단지의 호가가 5억원대 후반으로 형성되긴 했지만, 주변의 거래가 활발한 곳이 아니라서 느껴지는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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