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실시공 현대엔지니어링 OUT!”
인구가 총 1만6200여명 정도 되는 소도시인 전남 무안군 일로읍. 이 일대를 개발한 오룡2지구에서 2021년 11월 ‘힐스테이트 오룡’이 분양됐다. 무안군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아파트이다. 총 2개 단지 830가구로, 규모도 제법 커 지역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당시 전용 84㎡(34평)를 3억6000만원 정도에 분양해 인근 남악리 일대 아파트 시세 대비 1억원 정도 비쌌다. 하지만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7.6대 1(42블록 기준)로 완판했다. 당시 시공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에선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고, 상징성에 걸맞게 일대 랜드마크 아파트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5월 말 입주를 앞두고 최근 진행한 사전점검에서 ‘힐스테이트 오룡’을 찾은 수분양자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각 가구는 물론이고 공용부 곳곳에서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부실시공과 하자가 여럿 발견된 것.
수분양자들은 가장 먼저 건물 외관부터 시공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이들이 올린 사진에 따르면 각 동(棟)마다 콘크리트가 균일하게 타설되지 않은 바람에 건물이 울퉁불퉁하게 휘어보인다. 가장 꼭대기층에 배치한 실외기실 천장도 평평하지 않고 아래쪽으로 불룩하게 나와있는 모양새라 건물이 내려앉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건물 곳곳이 휘어보이는 모습을 본 수분양자들은 “지나가다 헐크가 건물을 한 대 때린 것 같다”, “현대 ‘힐스테이트’라더니, ‘휜스테이트’아니냐”, “이것이 1군 브랜드라던 힐스테이트의 마감 수준이냐”는 등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건물 내부 공용부에서도 하자가 보인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층수를 나타내는 전자 디스플레이 화면이 비뚤어진 상태로 삐딱하게 매달려있고, 심지어 이 화면이 거꾸로 시공돼 숫자를 제대로 읽을 수 없는 곳도 있다. 일부 계단에선 타일이 벌써 떨어져 깨져있고, 입주민들을 조롱하는 듯한 낙서도 발견됐다. 흰색 벽면에 "집에 가개", "기모띠" "섹x" 등 부적절한 단어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집 안으로 들어가봐도 하자가 끊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화장실 벽이 깨져있는데, 이 안에 시멘트 대신 깨진 타일을 채워넣어 대충 시공한 듯한 모습이 보였다. 고층인데도 발코니 난간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아 벽면과 창틀 간 사이가 벌어져 있어, 자칫하면 창틀이 떨어져나가 추락 사고가 우려되는 곳도 있었다.
‘힐스테이트 오룡’ 수분양자들은 각 가구마다 하자점검을 진행한 결과 평균 150~200개 이상 나왔고, 모든 가구와 공용부분을 합하면 총 6만여개 하자가 발견됐다고 집계했다. 분노한 수분양자들은 이달 2일 아파트 앞에서 “엄마! 우리집 벽은 왜 기울어져 있어요?”, “부실시공 현대엔지니어링 OUT! 준공승인 OUT”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무안군청 측에 준공 승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수분양자 항의에 무안군청 측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정식 입주일 전까지 보완 공사를 완료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중대 구조물에 입주민 안전을 위협할 정도의 하자가 발견될 경우 준공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간단히 보수할 수 있는 경미한 하자라면 정식입주일 전까지 보완공사를 마치면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언론을 통해 “입주 전 하자 보수를 모두 끝내 ‘힐스테이트 오룡’의 원활한 입주를 돕겠다”고 전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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