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3년 임대료 동결 '고터 지하상가' 고투몰, 임대료 46% 인상 갈등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4.05.07 11:14

[땅집고]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내 한 점포 출입구에 서울시를 규탄하는 팻말이 붙어 있다. /이지은 기자


[땅집고] “소상공인 죽이는 서울시장은 사퇴하라!”, “임대료 46% 폭등으로 상인들은 절망한다!”

지난 2일 찾은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지하 공간에 배치한 상가 ‘고투몰’. 평균 면적이 22㎡(약 6.5평)정도 되는 작은 점포 620곳으로 구성하는 국내 최대 규모 지하상가다.

이날 쇼핑을 위해 찾은 방문객들이 좁은 지하상가 골목을 메운 가운데, 수백개 점포마다 어른 키만한 출입구 상단부에 일제히 피켓을 붙여둔 점이 눈에 띄었다. ‘임대료 46% 인상하는 서울시 행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소상공인 죽이는 악덕업자, 오세훈은 사퇴하라’는 등 문구가 줄줄이 걸려 있는 것. 대체 무슨 일일까.

■ 고투몰 대부료 한꺼번에 46%나 올라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는 서울시 공유재산으로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한다. 다만 실질적인 상가 운영·관리는 서울시설공단이 입찰을 통해 선정한 민간업체가 맡는다. 이 민간업체는 서울시설공단 측에 대부료를 지불하는 대신, 각 점포 상인들과 임대차계약을 맺고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입찰은 5년 주기로 진행하며 그동안 ‘고투몰’이 수탁업체 지위를 지켜왔다.

[땅집고] 지난해 10월 서울시설공단이 게시한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위수탁계약 공고. /서울시설공단


그런데 지난해 10월 서울시설공단이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위·수탁계약 공고를 새로 내면서 문제가 터졌다. 공고에 따르면 갱신된 대부료 예정가격은 약 155억7763만원. 직전 대부료가 127억원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22% 증가했다. 더군다나 예정가 대비 120%로 설정된 투찰상한가격은 186억9316만원 정도로, 기존 대비 46%나 오른 금액이다.

사실상 투찰상한가격을 써내야만 경쟁업체를 제치고 안전하게 상가 영업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고투몰은 영업권을 유지하기 위해 187억원에 달하는 상한가를 제시했고, 단독 입찰로 상가 위수탁업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 월세 100만원 뛰어…서울시 “10년만의 조정 불가피”

문제는 고투몰이 서울시설공단 측에 지불해야하는 대부료 부담이 상인들에게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진 것. 지난해 11월부터 지하상가 상인마다 고투몰로부터 기존 대비 대폭 인상된 임대차계약 체결 안내문을 받아들게 됐다. 예를 들어 면적이 23㎡인 한 점포의 경우 임대보증금이 기존 1180만원에서 1730만원으로, 연간 임대료는 2600만원에서 3800만원 정도로 각각 46%씩 올랐다. 월세로 따지면 216만원에서 316만원으로 올라, 매달 100만원 가량 더 내야해 부담이 적지 않은 셈이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출입구. /서울관광재단


이에 상인들마다 점포에 46%에 달하는 대부료 인상폭을 제시한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을 규탄하는 피켓을 내걸게 된 것이다.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한 70대 상인은 언론을 통해 “코로나 때보다 상황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겨우 밥 먹고 사는 정도"라며 "이 정도 대부료를 내고 관리비까지 내면 대체 뭘 먹고 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서울시설공단 측은 지난 13년 간 동결돼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대부료가 한꺼번에 오른 탓에 인상폭이 큰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란 해명을 내놨다. 대부료는 상가 유동인구와 주변 시세를 고려해서 산출하는데, 고속터미널역이 지하철 3·7·9호선이 한꺼번에 지나는 만큼 상향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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