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달 경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서울 빌라가 18년 만에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6일 경·공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법원경매 진행 건수가 총 145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보면 2006년 5월(1475건) 이후 18년 만에 최다 기록이다.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2022년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 10월(1268건) 1000건을 돌파하면서 7개월 연속으로 1000건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고금리가 겹치자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역전세가 발생한 데다, 전세사기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어 경매로 나온 빌라가 많아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 진행 건수를 지역별로 보면 빌라 밀집 지역이면서 전세사기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강서구가 536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양천구와 구로구가 각각 144건, 113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관악구(85건), 금천구(87건), 은평구(69건), 강북구(59건), 성북구(45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지난달 경매를 진행한 빌라 총 1456채 중 주인을 찾은 물건은 218채다. 낙찰률이 15%에 그친다. 지난해 4∼7월 낙찰률이 8%대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지만, 여전히 10%대 저조하다는 평가다.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가 늘고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경매시장에서 빌라가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는 지난달 25일 감정가(2억8900만원)의 8.6% 수준인 2482만5000원에 경매를 진행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13번이나 유찰됐다. 또 11차례 유찰을 거듭하던 화곡동의 또 다른 빌라는 지난 11일 감정가의 9%에 그치는 2688만6000원에 경매를 진행했는데 역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 뿐 아니라 경기 지역에서도 빌라 경매 매물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경기 지역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총 975건으로, 2006년 12월(1007건)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전셋값이 급등했던 2021년 전후 높은 보증금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던 물량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빌라 경매 물건이 한동안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 리모델링으로 50평에서 270평이 가능해? 자산 가치 UP, 수익률 2배 상승 건축주대학 ☞ 땅집고M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